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착석해있다.(사진=연합뉴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29일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 제23조의3 제2항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합헌)대 2(헌법불합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해당 법 조항은 모집·채용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한 사업주에 대해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청구인들은 앞서 신한은행 채용비리 사건으로 유죄를 확정받은 인사 담당자 5명이다. 이들은 신한은행 신입사업 모집 업무를 수행하면서 서류전형 단계에서 지원자의 연령이 자체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배제하는 방법으로 일부 지원자들을 탈락시킨 혐의를 받았다. 또 자체 기준을 충족한 지원자들에 대해서도 연령별 차등 배점 기준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적용된 혐의의 근거인 고령자고용법 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조항 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 등의 의미가 불분명하다는 주장이다. 또 사업주로 하여금 근로계약의 상대방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정할 자유를 제한해 계약의 자유를 침해한다고도 했다.
헌재 다수 재판관의 판단은 달랐다. 합헌의견을 낸 7명의 재판관들은 “입법목적 및 연령차별금지의 핵심 내용, 문언적 의미, 대법원과 유관기관의 해석, 관련 규정 및 유사 규정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고령자고용법 조항의 구체적인 의미와 판단 방법을 도출해 낼 수 있다”며 “어느 정도 일반·추상적 내용의 입법이 불가피한 면이 있다는 이유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고령자고용법 조항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연령차별만을 금지해 사업주의 계약의 자유 제한 정도가 중대하다고 볼 수 없다”며 “반면 고용 영역에서의 평등원칙을 실질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은 매우 중대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청구인들은 자신들에 적용된 또 다른 혐의인 부정채용 관련 업무방해죄 근거인 형법 제314조 제1항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에 관한 부분 대해서도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국회의원 등 유력 인사나 임직원 자녀 등을 ‘특이자’ 또는 ‘임직원 자녀’ 명단으로 관리하면서 서류전형 부정 통과 및 면접 점수 조작 등의 방법으로 부정 합격시킨 혐의에 대한 것이다.
청구인들은 형법 조항 내 ‘위계’, ‘업무’, ‘방해’ 등 용어의 의미가 불분명하고,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 및 ‘공무집행방해죄’ 등과 형벌체계 균형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했지만 헌재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앞서 헌재는 2011년과 2025년 해당 형법조항에 대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는 만큼 이와 달리 판단할 사정변경이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