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인상 러시에 대학생들 반발…"학생 의견 묵살"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02일, 오후 07:21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등록금 인상을 두고 대학과 학생들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주요 대학들이 속속 등록금을 올리는 가운데 대학생들이 등록금 협상에서 학생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인상 결정에 반발하는 것이다.

전국 대학의 총학생회가 모인 전국대학총학생회연대체공동행동이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응열 기자)
전국 대학의 총학생회가 모인 전국대학총학생회연대체공동행동(공동행동)은 2일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역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 결정을 비판했다. 이날 회견에는 고려대·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한국외대·경희대·건국대·동덕여대·아주대·가천대·수원대·동아방송예술대·한경국립대·인하대 등 14개 대학 총학생회가 참여했다.

이들은 대학들이 지난해 이미 등록금을 올렸음에도 정작 재학생들은 등록금 인상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인서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연세대는 지난해 등록금을 4.98% 올렸으나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 뒤 개선된 점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등록금 인상분이 어디에 쓰이는지, 대학 본부가 재정난 해소를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지는 대외비라는 이유로 공개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학이 등록금 인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대학 등록금심의원회(등심위)에서 학생 위원들이 반대해도 학교 측 위원과 외부 전문가 위원들이 등록금 인상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등심위가 등록금 인상 결정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형식적 절차에 그치고 있다는 취지다.

이재건 아주대 총학생회장은 “지난 1월 9일부터 12일까지 아주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1202명 중 97%가 등록금 인상에 반대했다”며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을 반대해도 이런 의견이 등록금 책정 과정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학들은 오는 3월 개강을 앞두고 2026학년도 등록금 책정을 위해 등심위에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의 1차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전국 190개 4년제 대학 중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대학은 51곳이다. 실제 고려대는 지난달 27일 4차 등심위 회의에서 학부 등록금을 2.9%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서강대와 국민대도 각각 2.5%, 2.8% 인상을 확정했다.

조사 대학 중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한 곳은 37곳이다. 나머지 102곳은 등록금 논의를 진행 중이며 등록금 인상에 동참하는 곳이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등록금을 올린 4년제 대학은 131곳이었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물가는 오르는데 오랜 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인해 재정 압박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대학들은 우수 교원 확보와 교육 시설 개선 등 대학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등록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