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매에 '친부 성폭행' 세뇌해 고소 유도…교회 장로, 무죄 확정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04일, 오전 08:07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교회 신도인 세 자매에게 친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가짜 기억을 주입해 허위 고소를 유도한 혐의로 기소된 교회 관계자들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교회 장로이자 당시 검찰 수사관이던 A씨와 그의 부인인 교회 권사 B씨, 집사 C씨의 무고 혐의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지난달 24일 확정했다.

이들은 자매 관계인 여신도 3명에게 “친부로부터 4∼5살 때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허위 사실을 믿게 한 뒤 2019년 8월 친부를 성폭행 혐의로 허위 고소하도록 유도한 혐의로 2021년 7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여신도들의 가족이 이단 의혹을 제기하자 A씨 등이 친부를 허위 고소해 성폭행 범죄자로 만들려고 시도한 것으로 의심해 기소했다.

A씨 등은 신도들 위에 군림하며 신적 능력을 주장하거나 상담을 명목으로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도 드러났다.

1심은 피고인들이 암시와 유도, 반복적인 질문을 통해 허위 기억을 주입했다고 판단해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4년, C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심은 “피고인들이 암시와 유도, 집요한 질문을 통해 원하는 답을 듣는 과정을 반복하며 허구의 기억을 주입한 점을 인정할 수 있다”며 “무고는 미필적 고의로도 범의(범죄 의사)를 인정할 수 있으며 피고인들은 성폭행 피해가 허위임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항소심은 판단을 뒤집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성폭행) 피해 사실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 사실”이라며 이들의 성 상담 과정에서 유도와 암시에 의해 교회 신도인 세 자매에게 허위 기억이 형성됐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이들이 서로 공모해 고의로 허위 기억을 주입한 혐의는 엄격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피해 사실을 실제로 믿었거나 믿을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여러 정황이 존재하고 주변인들 역시 그랬던 정황이 존재한다”며 “피고인들이 미필적으로나마 허위성을 인식했음이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의 종교적 신념과 왜곡된 성 가치관, 부적절한 상담 방식, 긴밀한 인적·종교적 신뢰 관계 속에서 잘못된 기억이 서로 확대 재생산됐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검사가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2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한편 A씨는 사건이 알려진 뒤 검찰에서 직위해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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