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절, 안구 손상 등 학대 피해를 입은 정글리안 햄스터(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햄스터 등 소동물을 학대하는 장면을 SNS에 생중계해 온 남성 A 씨의 신원이 확인되면서 경찰이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고발 이후에도 학대 수위를 높이고 수사망을 조롱해 온 정황이 드러나 사회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6일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3일 울주경찰서와 울주군청의 협조로 A 씨가 기르던 피학대동물 22마리를 긴급 격리해 단체가 보호 중"이라고 밝혔다.
동물보호법 위반 고발 이후에도 학대 지속
단체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3월부터 동종 간 포식 특성이 있는 햄스터를 비롯한 소동물을 좁은 공간에 강제로 합사시켜 상해를 입히고 동물이 피를 흘리거나 쓰러진 장면을 게시해 왔다. 딱밤을 때리거나 물에 취약한 소동물을 강제로 목욕시키는 등 학대 장면을 SNS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A씨는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된 이후에도 햄스터를 청소기로 빨아들이는 등 학대를 이어갔다(유튜브 생중계 캡처). © 뉴스1
특히 지난해 12월 동물자유연대가 A 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이후에도 그는 햄스터를 청소기로 빨아들이거나 통에 넣고 흔드는 등 학대를 이어갔다. 심지어 "자신은 무섭지 않다"는 글을 올리며 수사망을 조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지난 1월 28일 성동경찰서가 A 씨의 소재지를 파악해 사건을 울주경찰서로 이관했다. 지난 3일 경찰과 지자체가 합동으로 자택을 방문해 현장 점검을 실시한 결과 사육 중이던 동물 전 개체가 피학대 동물로 판단돼 격리 조치됐다.
찢어진 귀 교상 흔적…안구 손상·재골절 의심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동물들을 병원으로 옮겨 검진한 결과, 예상보다 상태가 훨씬 심각했다"며 "대부분 장기적인 스트레스와 영양 부족으로 간·폐·신장 등 주요 장기에 내과 질환이 있었고, 일부 개체는 기력 저하와 운동 장애로 스스로 먹지 못해 3일 이내 사망 가능성이 있다는 수의사 소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동물자유연대가 구조해 격리 조치한 햄스터의 진료 사진. 반복적인 교상으로 귀가 찢어진 모습(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또한 "귀가 찢어진 교상 흔적이 다수 관찰됐고 일부 개체에서는 반복된 외부 충격으로 인한 골절 및 재골절이 의심되는 정황, 안구 손상까지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A 씨가 기르던 피그미다람쥐, 몽골리안 저빌, 펫테일 저빌 등 일부 동물은 지난해 12월 시행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보관 신고가 필요한 '지정관리대상동물(백색목록)'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들 동물은 모두 미신고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단체는 "현재 법이 유예기간 중이라 처벌에는 한계가 있으나 법질서와 공공 윤리를 훼손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소동물 판매 구조 개선·학대자 사육 금지 제도 시급
동물자유연대는 "A 씨가 피학대 동물 격리 당일 밤에도 단체와 지자체를 비난하며 '이번에는 토끼를 기르겠다'고 말하는 등 반성의 기미 없이 추가 학대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노주희 활동가는 "이번 사건은 동물 판매의 구조적 문제와 동물학대 방지 제도의 허점을 동시에 드러낸 사례"라며 "마트 등에서 물건처럼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소동물 유통 구조가 학대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학대 동물을 격리하더라도 보호 비용을 납부하면 학대자에게 반환하도록 한 현행법으로는 재발을 막기 어렵다"며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동물학대자 사육 금지 제도의 조속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피펫]
badook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