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난달 대법의 파기환송 결정 이후 삼성전자 퇴직자들의 추가 소송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서비스 등 유사한 성과급 체계를 운영하는 그룹 내 계열사로도 분쟁이 번진 것으로 확인됐다.
박창한 법무법인 에이프로 대표변호사(사진=법무법인 에이프로 제공)
지난 6일 이데일리와 만난 박창한(사법연수원 20기) 법무법인 에이프로 대표변호사는 대법원의 삼성전자 건 판결에 대해 “2018년 공공기관 성과급의 임금성을 인정한 판례가 이제서야 민간 기업으로 확대 적용된 것”이라며 환영했다. 박 대표변호사는 이번 소송에서 삼성전자 퇴직자 216명을 대리했다.
그는 “대법원 판결이 수많은 근로자와 산업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며 “삼성전자 퇴직 근로자 줄소송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대법원 판결 이후 22명의 삼성전자 퇴직자가 잇달아 퇴직금 재정산 소송을 제기했다. 또 법조계에서는 추가 원고를 모집해 순차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분쟁은 삼성전자와 성과급 구조가 유사한 계열사로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데일리 단독 취재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서비스 퇴직자 3명도 경영성과급을 평균임금에 반영해 퇴직금을 재정산해달라는 소송을 준비 중이다. 법무법인 에이프로는 추가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경영성과급 반영 시 예상 퇴직금을 추산해 볼 수 있는 웹사이트도 개설했다.
경영평가성과급 퇴직금 소송(사진=법무법인 에이프로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 가운데 SK하이닉스 퇴직자 2명이 지난 2019년 제기한 같은 취지의 소송은 사건 접수 7년 만에 대법원 결론을 앞두고 있다. 이 사건 역시 박 변호사가 근로자 측을 대리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SK하이닉스 역시 성과급 구조가 ‘목표성과’와 ‘초과이익성과’로 나눠 지급해 삼성전자와 유사하다”며 “삼성전자의 판례에 따르면 목표성과급 부분은 인정해주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하고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SK하이닉스 퇴직자들은 1997년 입사한 생산직 직원 A씨와 1994년 입사한 기술사무직 직원 B씨다. 이들은 2016년 퇴사하며 받은 퇴직금에 경영성과급이 평균임금으로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이를 포함한 금액의 차액만큼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약 4700만원, B씨는 약 5600만원을 회사가 더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2심은 성과급이 정기성이나 근로 대가성을 갖춘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판결에서 판단이 뒤바뀐다면 퇴사일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대상자들은 적지 않은 규모의 추가 퇴직금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급여체계 및 규모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생산성 격려금(PI) 200%·800만원 기준·근속기간 30년’인 경우 1인당 약 500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단 단순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근로기준법상 퇴직일로부터 지연이자(연 20%)도 따로 가산된다. 특히 최근 평균 1억원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한 SK하이닉스의 경우 대법원 판단에 따라 연간 수조원 규모의 추가 인건비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회사 측 역시 소송 과정에서 이런 파급효과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성과급 지급 명문화가 관건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성과급 제도 운영 방식에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성과급 지급 여부와 규모 등이 명문화된 반면 SK하이닉스는 매년 노사 합의안을 통해 합의 내용 등을 정해왔다.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산업은 1999년부터 매년 5~6월께 노동조합과 교섭을 통해 경영성과급을 지급해왔다. 이후 회사명 변경과 함께 성과급 명칭이 2007년부터 PI와 초과이익 분배금(PS)으로 바뀌었지만, 2001년과 2009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노사합의를 통해 경영성과급을 정기적으로 제공해왔다.
박 변호사는 “대법원 소부마다 판단이 달라서 삼성전자와 비교했을 때 마냥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만은 없다”면서도 “앞선 대법원 판결이 향후 하급심에서 기업 경영성과급 사건 판단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2021년 노사협의회를 통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고 지급 규모를 사전에 예측 가능하도록 명문화한 점은 변수로 꼽힌다. 이전 퇴사자에게까지 소급 적용하지는 않더라도 앞으로 퇴사자들의 경우 명문화된 규정을 근거로 다시 다퉈볼 여지가 생긴다는 점에서다.
박 변호사는 삼성전자 성과급 중 초과이익성과급(OPI)를 제외한 목표달성장려금(TAI)만 임금성을 인정한 이번 대법원 판단에 대해 “사실상 성과급의 실질은 똑같다”며 “결국 인재들을 확보하고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을 구축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바꿔야 할 판례”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