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필요한 시장은 어떤 사람일까. 민원을 처리하는 행정가일까, 아니면 중앙정치의 경험을 앞세운 정치인일까. 또는 산업과 고용, 재정의 흐름을 꿰뚫는 경제 운영자일까.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질문은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최근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추경호 국회의원은 대구시장을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비유했다. 20~30개의 악기를 다루는 60~100명 연주자로 구성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마에스트로, 혹은 마스터라 부른다. 최고의 경지에 오른 예술가에 대한 경칭이다. 마찬가지로 18개 실·국이라는 악기를 다루는 6500여명의 공무원이라는 연주자를 조율해야 하는 대구시장은 최고의 마에스트로가 돼야 한다.
6월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추경호 국회의원이 자신의 ‘대구시장론’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사진=추경호 의원실 제공)
추 의원은 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경제, 행정, 정치라는 세 박자를 모두 갖춰야 하는 사람”이라면서 “악보를 읽지 못하는 지휘자가 연주를 이끌 수 없는 것처럼 경제나 행정, 정치라는 핵심 악기를 모르는 시장이 시정을 이끌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부의 핵심 경제 부처인 기획재정부에서 잔뼈가 굵었을 뿐만 아니라 경제부총리로 국가 경제의 중심에서 정책을 총괄했다. 국회에 입성해 예산과 입법, 정치적 조율의 과정도 직접 경험했다. 경제, 행정, 정치라는 세 박자를 고루 경험한 이력을 간접적으로 내세운 것이다.
특히 추 의원이 강조하는 것은 경제시장이다. 단순히 중앙정부로부터 예산을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시의 산업구조와 재정 흐름을 설계할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행정은 조직을 움직이는 기술이고, 정치는 무대를 마련하는 일”이라며 “하지만 그 위에 깔린 악보는 결국 경제”라는 것이다. 때문에 그는 스스로를 “경제를 아는 시장”이라고 규정했다.
8일 군위전통시장을 찾은 추경호 의원이 시장상인들과 이야기 하고 있다.(사진=추경호 의원실 제공)
-차기 대구시장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행정, 정치, 경제가 모두 중요하지만 우선순위는 분명하다. 지금 대구에 가장 필요한 건 경제를 읽고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다. 행정은 시스템으로 보완할 수 있고, 정치는 협상의 영역이다. 하지만 경제는 방향을 잘못 잡으면 도시 전체가 몇 년씩 흔들리게 된다.
- ‘경제를 아는 시장’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예산을 따오는 시장이 아니라 경제 구조를 설계하는 시장이라는 뜻이다. 단기적인 국비 확보보다 중요한 건 산업이 어떻게 움직이고 일자리가 어디서 생기며 재정이 어떤 구조로 돌아가야 지속 가능한지를 아는 것이다.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경험이 대구 시정에 어떻게 도움이 된다고 보는가.
△나는 거시경제 지표만 본 사람이 아니다. 그 지표가 기업 투자에 어떤 신호를 주고, 그 결과가 고용과 지역 경제에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현장에서 계속 확인해 왔다. 실물경제·거시경제·미시경제를 하나의 흐름으로 다뤄본 경험은 광역행정에 결정적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35년간 공직에 있으면서 산업·중소기업·벤처·복지·노동·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수립 및 조정 업무도 경험했기에 대구가 직면한 다양한 현안들을 해결할 준비가 되어 있다.
- 경쟁 후보들도 행정 경험이나 정치 경력을 강조한다. 그들과의 차별점이 있다면.
△행정 경험은 많을 수 있다. 정치 경력도 다들 있다. 하지만 국가 경제를 총괄한 경험은 흔치 않다. 대구는 이제 ‘관리의 도시’가 아니라 ‘전환의 도시’로 가야 한다. 그 전환의 중심에는 경제 판단 능력이 있어야만 한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행정통합을 단순히 권한을 키우는 문제로 보면 실패한다. 핵심은 재정과 산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다. 행정통합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고, 목표는 경쟁력 있는 경제권 구축이다.
-대구 신공항도 지역의 오랜 숙원 사업이다. 접근 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보는지.
△신공항을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으로만 보면 또 하나의 공항으로 끝나게 된다. 나는 신공항을 물류·산업·국가 균형발전 전략의 거점으로 보고 있다. 이건 국토 전략과 재정, 산업 정책을 동시에 이해하지 않으면 풀 수 없는 문제다.
-중앙정부와의 관계는 ‘설득’보다는 ‘파트너십’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은 많다. 하지만 중앙정부와 같은 언어로 논의하고 같은 구조로 설계할 수 있는 시장은 많지 않다. 지방정부도 이제 정책의 소비자가 아니라 공동 설계자가 돼야 한다.
-‘중앙 경험이 많은 시장은 지역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중앙을 모르면 지역이 더 소외된다. 중앙정부가 어떻게 판단하고 움직이는지 알아야 지역의 이익을 전체 구조 안에 넣을 수 있다. 중앙정부 경험은 지역을 떠나는 경력이 아니라 지역을 관철시키는 도구라고 봐야 한다.”
-대구시민들에게 어필하고 싶은 부분을 한 문장으로 설명한다면.
△(웃음)지금 대구에 필요한 건 무엇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시장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함께 설계할 수 있는지를 증명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그 준비를 해온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