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호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 사무총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형사사건의 성공보수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린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사법체계에 대한 신뢰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가 오히려 형사사건 변호사 착수금 상승을 불러오거나 특정 변호사에게만 집중되게 하는 역효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진시호 서울지방변호사회 사무총장이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형사성공보수 정상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대법원은 2015년 7월 전원합의체 판결로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이 무효라고 판단했다. 성공보수가 변호사 직무의 독립성·공공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의뢰인에게 변호사가 부적절한 방법으로 사건의 결과를 바꿀 것이라는 그릇된 기대를 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 총장은 지난 10년간 형사성공보수 금지로 법조계에 부작용이 속출했다고 진단했다. 변호사들이 성공보수를 못받다 보니 착수금을 높여 받으면서 일반 국민들의 법조서비스 이용에 걸림돌이 됐다는 설명이다. 구속·징역 등 막연한 두려움에 사로잡힌 의뢰인들은 전체적으로 높아진 착수금 속에서 안전한 결과를 받아내기 위해 전관 출신 혹은 고숙련 변호사들을 찾게 된다. 결국 비교적 경험이 적은 청년 변호사 등이 형사사건을 담당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최승재 세종대 법학과 교수가 지난 2023년 발표한 ‘형사성공보수 금지 판결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대법원 판결 이후 형사사건 착수금이 증가했다는 변호사 의견이 49.5%인 것으로 나타났다. 변호사의 형사 수임 건수도 줄어들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변호사 66.2%가 수임 건수가 상당히 감소하거나 조금 감소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형사성공보수 금지가 의뢰인들에게 해가 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사건 초기부터 높은 금액을 부담하지만 사건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성공보수와 달리 착수금은 반환을 요구하기 어려워서다. 변호사가 소송 결과와 무관하게 고정된 금액을 보수로 받게 돼 업무를 수행할 때 최소한의 시간만을 투자할 수도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진 총장은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는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 사법제도의 구현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며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결과에 따른 금전적 대가 수수를 금지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형사성공보수 금지 판결이 난 이후 10년 사이 우리 사회가 수사와 사법에 대한 신뢰가 더 향상됐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변회는 형사성공보수의 정상화를 위해 다음달 심포지엄과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소재 2만 4500여 회원들의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탄원서를 받고 대법원에 계류 중인 형사성공보수 사건에 제출할 계획이다.
진 총장은 “성공보수 정상화를 위해 연구 용역 발주, 국회를 통한 입법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할 예정”이라며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회원들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