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위해 비행기 탄 60대, 또래 경찰 설득에 결국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10일, 오전 10:5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경찰이 ‘안락사’를 위해 외국에 가려던 것으로 의심되는 60대 남성의 출국을 제지했다.

인천공항 출국장 (사진=연합뉴스)
10이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30분께 A씨 가족은 “아버지가 안락사를 목적으로 출국하려고 한다”며 112에 신고했다.

폐섬유증 진단을 받은 A씨는 당일 낮 12시 5분 프랑스 파리행 항공기에 탑승할 예정이었다.

경찰은 당일 오전 10시께 A씨를 만났으나 “몸이 안 좋은데 마지막으로 여행을 다녀오려고 한다”는 그의 말에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오전 11시 50분께 A씨 가족이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 형식의 A씨 편지를 발견했다고 알려오면서 파리행 항공기의 이륙을 늦췄다.

결국 A씨를 항공기에서 내리도록 한 경찰은 비슷한 연령대의 경찰관이 직접 설득에 나선 끝에 그를 가족에게 돌려보냈다.

A씨는 파리를 거쳐 외국인에게도 ‘조력자살’을 지원하는 스위스로 가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스위스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약물을 직접 투입하는 방식의 안락사는 불법이다. 다만 의사의 도움을 받아 환자가 스스로 약물을 투여하는 형태는 허용된다.

언론인 출신 인권 변호사인 루트비히 미넬리가 1988년 창립한 스위스 조력자살 지원단체 ‘디그니타스’는 2024년 연간 기준 외국인 포함 4000명 이상의 조력 자살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스페인, 오스트리아는 2015년부터 조력자살법을 도입했고 미국에선 10개 주에서 조력자살이 합법이다. 프랑스는 최근 말기 질환 일부 환자에게 조력자살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에선 현재 연명 의료를 중단하는 식의 ‘소극적 안락사’로 여겨지는 존엄사는 법적으로 허용됐다. 스위스에서 허용된 의사 조력자살과 의사가 환자에게 약물 투여 등의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적극적 안락사는 불법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4년 성인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조력 존엄사(조력사망) 합법화에 82%가 찬성하는 등 우리 사회에서도 조력 존엄사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조심스럽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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