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무더기 특혜` 행정통합법, 위헌 소지 큰 졸속 입법"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10일, 오전 10:50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정부·여당 주도로 추진 중인 ‘행정통합 3대 특별법’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인허가 일괄 처리, 세금 감면 등을 담은 개발 특혜 법안이자 위헌 소지가 큰 졸속 입법”이라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경실련이 10일 오전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행정통합 3대 특별법안 전수분석 결과발표 및 졸속 입법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앞서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석지헌 기자)
경실련은 10일 오전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대전, 전남·광주, 대구·경북 등 광역지자체 행정통합을 위해 발의된 3대 특별법안 조항을 전수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이번 법안들이 지방분권의 취지를 왜곡하고 국가 행정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며 무분별한 재정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조문 84%가 특혜성… ‘입법 알박기’ 심각

이번에 분석된 3대 특별법안은 △충남·대전특별자치연합 설치 특별법 △전남·광주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 △대구·경북특별양성자치도 설치 특별법이다. 각 법안은 인접한 광역 지자체를 하나로 통합해 메가시티를 구축하고 이에 필요한 행정·재정적 권한을 중앙정부로부터 대폭 이양받는 것을 골자로 한다.

경실련 분석에 따르면 3개 법안 총 1035개 조문 중 무려 869개(83.96%)가 선심성 지역 민원, 재정 특례, 권한 이양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특정 지역만을 위한 SOC 사업 우선 구축이나 국립시설 유치 확정 등 타 지자체와의 형평성을 무너뜨리는 ‘입법 알박기’가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재정 부문에서는 양도소득세나 법인세 등 국가 재원의 근간인 국세를 지자체 수입으로 돌리라는 초법적 요구가 포함됐다고 경실련은 지적했다. 지자체 사업의 운영비까지 국가가 보전하도록 강제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특히 수조 원대의 혈세 낭비를 막는 최후의 보루인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무력화하는 조항은 제2의 레고랜드 사태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과 같다는 비판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해당 법안들이 헌법적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헌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은 “이번 법안들은 헌법을 우회하는 특별법이자 특혜 쟁탈전”이라고 했다. 특히 단체장에게 인허가권을 일괄 일임하는 조항은 권한 위임 시 범위를 한정해야 한다는 ‘포괄 위임 금지 원칙(헌법 제75조)’에 어긋나며, 특정 지역 상속세 감면 요구 역시 ‘조세 법률주의(헌법 제59조)’와 형평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설명이다.

또 개발 주체인 시장이 심판 기능(인허가권)까지 동시에 수행하게 되면 환경영향평가 등 필수적인 견제 장치가 무력화돼 환경 파괴와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을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주민 없는 밀실 통합… 주민투표 의무화해야”

경실련은 행정통합이 주민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도 주민투표를 외면하는 것은 국민주권 원칙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통합 과정에서 실질적인 주민 동의 없이 단체장 간의 합의나 의결만으로 결정하는 것은 ‘관 주도 밀실 통합’이라는 비판이다.

김성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정치권 논의와 달리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분한 숙의 과정 없이 추진되는 행정통합은 표심 공략을 위한 정치적 치적 쌓기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경실련은 정부와 국회에 3대 특별법안을 즉각 폐기하고, 국가 전체 행정 체계 개편의 큰 틀에서 ‘행정통합 기본법’을 먼저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통합 추진 시 반드시 주민투표를 거쳐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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