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처법 1호 사고' 삼표 회장 무죄…민주노총 "총수 면죄부 부여"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10일, 오후 04:29

[세종=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민주노총은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시행 후 첫 사고 책임자인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무죄판결에 대해 “중처법을 무력화시키고 실질적인 경영책임자와 기업 총수들에게 집단적인 면죄부를 부여한 판결로 규정한다”고 강력 규탄했다.

재판에 출석하는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은 10일 성명을 통해 “법원은 이 ‘1호 재판’에서조차 총수와 최고책임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다”며 “이는 단순한 판결을 넘어 법의 존재 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시도”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심지어 법원조차 판결문에서 ‘회장 보고’ 문서, 경영관리회의 자료, 직접 보고 및 지휘 정황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았다”며 “즉, 정 회장이 안전·보건을 포함한 경영 전반을 보고받고 지시하는 위치에 있었다는 점이 사실로 인정된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그럼에도 법원이 실질적 경영 개입 사실을 무시한 것은 법이 겨냥한 ‘실질적 경영책임자’ 개념을 스스로 형해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법원은 경영책임자의 범위를 축소 해석하며 책임을 현장 관리자 수준으로 끌어내렸다”며 “이 판결은 앞으로 이어질 모든 재판에서 총수들이 내밀 ‘최우선 면죄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동자가 죽어도 최종 결정권자가 법 바깥에 서 있게 된다면 중처법은 더 이상 생명을 지키는 법일 수 없다”며 “검찰은 즉각 항소해 이 위험한 판결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법원은 법을 형해화하는 협소한 해석을 중단하고, 중대재해의 중대성에 걸맞은 엄정한 양형 기준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며 “‘처벌 가능한 경우’를 찾는 재판이 아니라 ‘왜 처벌해야 하는지’를 묻는 재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처법 시행 이틀 만인 2022년 1월 29일 삼표산업 양주 사업소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3명이 토사에 매몰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 회장과 이종신 전 삼표산업 대표이사는 안전 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의정부지법은 두 피고인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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