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부터 투표?”…선거권 하향조정 움직임에 교육계 찬반 충돌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11일, 오전 11:11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정치권에서 만 16세부터 투표권을 주자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교육계에선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진보 성향 교육단체는 선거 연령 기준을 낮춰 청소년 참정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보수 성향 교육단체는 학생들이 정치적 선동에 휘둘려 성숙한 판단을 내리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11일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선거권 행사와 선거운동이 가능한 연령을 기존 만 18세에서 만 16세로 낮추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김 의원은 이 개정안에 유권자가 합리적으로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정치·선거교육을 시행해야 한다는 조항도 담았다. 김 의원은 “청소년이 민주주의의 한 구성원으로서 합리적 판단과 책임있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국가가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도 투표 가능 연령을 만 16세로 낮추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상태다. 김민전 의원은 “청소년의 참정권을 실질적으로 확대하고 미래 세대가 자신의 삶과 직결된 정책에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선거권 연령 기준을 낮추자고 제안하자 관련 법률의 개정안이 연달아 발의되는 상황이다.

교육계에서는 선거권 하향 조정에 관해 찬반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선거권 기준 연령을 낮추는 데에 찬성한다. 청소년 참정권을 보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이들은 만 16세 이상이면 정당에 가입할 수 있으나 투표는 할 수 없는 제도적 괴리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행 정당법은 만 16세 이상 국민이면 누구든지 정당의 발기인이나 당원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전교조는 “정당법과 공직선거법의 괴리를 해소하고 청소년 정치 참여의 통로를 열겠다면 선거권 기준 연령 하향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교사노조도 “선거권 기준 연령을 낮추자는 사회적 요구가 꾸준히 나온 만큼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며 찬성했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선거권 기준 연령 하향에 반대하고 있다. 만 18세 미만 청소년들은 각종 정치 사안에 성숙하지 못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다. 교총은 “미성년자들이 양극화된 정치 선동에 휘둘려 합리적 판단을 하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찬반 대립이 이어지자 전문가들은 절충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은 학생들과 밀접한 교육정책을 다루는 교육감 선거에서만 청소년들이 선거권을 행사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교육감 선거에서 청소년 투표로 인한 부작용이 없다면 시장이나 도지사 등 다른 지자체장 선거에서도 연령 기준을 낮추자는 제안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는 “학생들이 교육 당사자인 만큼 교육감 선거 먼저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해 유권자로서 성숙한 판단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그 이후 다른 지자체장 선거로 확대할지 검토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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