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회고록 관련 손해배상소송 항소심 선고공판이 열린 2022년 9월 14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고 조비오 신부 조카 조영대 신부가 재판 참석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9.14 © 뉴스1 정다움 기자
5·18광주민주화운동 단체가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회고록이 민주화운동을 왜곡했다며 제기한 출판금지 및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일부승소했다. 단체가 소송제기한 지 약 9년 만에 나온 법원의 최종 판단이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2일 5·18단체들과 고(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가 전 전 대통령과 아들 재국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피고 측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원고들은 지난 2017년 전 전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을 비하하고 피해자를 비난하는 회고록을 출판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회고록 제1판에서 민주화운동을 왜곡한 부분을 삭제하지 않고는 출판할 수 없도록 해달라고도 요청했다.
2018년 9월 1심은 회고록 표현 중 일부에 대해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된다고 판단해 전 전 대통령 측이 5·18단체들에 각각 1500만 원, 조영대 신부에게 1000만 원 등 총 7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또한 회고록에서 총 69개의 표현을 삭제하지 않으면 해당 서적을 출판, 배포할 수 없도록 했다.
2심도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유지했다. 또한 2017년 4월 펴낸 전두환 회고록 제1판과 같은 해 10월 펴낸 제2판 중 51개 표현을 지우지 않으면 출판·배포할 수 없도록 했다.
대법원도 회고록의 표현은 전 전 대통령이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것이고, 이로 인해 단체들의 사회적 평가가 침해됐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 등이 회고록을 통해 계엄군의 헬기 사격 관련 허위 사실을 적시하고 모욕적 표현으로 조 신부를 경멸한 것은 조카인 원고 조 씨의 추모 감정을 침해한 것이므로, 원고는 손해배상 및 회고록의 출판 등 금지를 청구할 수 있다"고 봤다.
또 "피고(전 전 대통령 아들 재국 씨)는 출판자로서 저자인 전 전 대통령과 공동으로 원고들에 대해 허위 사실 적시 등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며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전 전 대통령의 위법성조각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5·18 단체들과 함께 이번 소송을 이끈 김정호 변호사는 취재진과 만나 "만시지탄이지만 사필귀정이어서 다행"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김 변호사는 "5·18 진상 규명에 대한 문제는 보수와 진보로 갈릴 문제도 아니고 정파적으로 소비될 문제도 아니다"라며 "민주주의와 상식과 정의를 확인하는 문제인데, 오늘 대법원의 확정 판결로서 북한군 개입설로 대표되는 터무니없는 5·18의 왜곡들이 근절되고 사라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강배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이번 대법원 확정 판결을 기점으로 더 이상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 왜곡하거나 폄훼하거나 조롱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mark83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