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2018.6.17 © 뉴스1 박세연 기자
게임장 내 불법 환전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게임장을 찾아가 사전에 영장을 발부받지 않고 자동차열쇠형 카메라와 안경형 카메라를 이용해 동영상을 촬영했더라도 유죄의 근거로 인정할 수 있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후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적법하게 수사를 진행했고, 공개된 장소에 통상적인 방법으로 출입·촬영했다면 카메라의 크기는 무관하다는 취지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 씨는 2019년 11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충북 청주에서 게임장을 운영하며 게임을 통해 얻은 점수에 대해 환전을 요구하는 손님에게 포인트 1만 점당 10%의 환전 수수료를 공제하고 9000원씩 현금으로 환전해줬다.
경찰관 B 씨는 불법 환전 혐의를 받는 A 씨의 게임장에 손님으로 가장해 방문한 뒤 차열쇠형 카메라와 안경형 카메라를 이용해 게임장 내부 모습과 A 씨의 환전 행위를 촬영했다.
이후 경찰은 촬영한 동영상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했고, A 씨는 게임물의 이용을 통해 획득한 결과물을 환전하는 행위로 영업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경찰에서 촬영한 동영상이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고 보고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며 A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당시 동영상 촬영은 영장 없이 이뤄졌고, 그 촬영 직후에도 사후영장을 발부받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수집된 증거가 아니어서 적법절차를 위반해 수집한 증거에 해당하므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서 경찰이 수사를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이를 위해 비밀리에 촬영할 소형 카메라를 준비해 비공개된 장소에 들어가 범행 현장을 촬영했다"며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는 이 사건 동영상에 기초해 획득한 2차적 증거들은 1차적 증거인 이 사건 동영상과 인과관계가 희석되거나 단절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2심은 1심 판단을 뒤집고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
2심은 경찰관 B 씨가 객관적이고 명확한 증거를 획득하기 위해 A 씨의 환전행위를 촬영했고, 이후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적법절차에 따라 추가 수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위법한 증거 수집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2심은 "이 사건 동영상은 경찰에서 A 씨에 대한 범죄 혐의가 포착된 상태에서 게임장 내에서의 환전 행위에 관한 증거를 보전하기 위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게임장에 통상적인 방법으로 출입해 환전 행위 모습을 촬영한 것"이라며 "당시 게임장에서 일상적으로 영업이 이뤄져 단속 경찰관이나 신고자가 불법영업을 유도하는 등 위법한 함정수사를 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동영상과 이를 기초로 한 2차 증거는 모두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며 "게임장을 운영하면서 환전해 주는 행위는 국민의 사행심을 조장하고 근로의욕을 저하시키는 등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초래하는 범죄로서 그 불법성이 중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이러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그대로 확정했다.
shha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