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첫날인 14일 서울 용산역이 기차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붐비는 모습. 2026.2.14 © 뉴스1 신윤하 기자
설 연휴 첫날인 14일 오전 서울 용산역은 본격적인 귀성길에 나선 시민들로 붐볐다.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용산역에는 가족들과 명절을 보내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가는 시민들이 캐리어와 선물 보따리를 들고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추위가 주춤하면서 시민들 옷차림은 코트부터 패딩까지 다양했지만 미세먼지가 심한 탓에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많았다.
보자기로 싼 선물 세트를 들고 있던 사회초년생 이 모 씨(28·남)는 "전주에 계시는 부모님 뵈러 내려가는데 큰 선물은 못 해 드려도 회사에서 준 올리브유 세트랑 용돈을 챙겼다"며 웃었다.
마스크를 쓰고 기차를 기다리고 있던 김지영 씨(33·여)는 "미세먼지가 심해서 마스크를 써도 목이 좀 칼칼한 데다 캐리어를 끌고 마을버스에 지하철까지 타고 오는 길이라 벌써 피곤하다"며 "날이 좀 맑아져서 고향에선 부모님과 나들이도 하고 쉬고 싶다"고 말했다.
기차표가 일찍이 다 매진된 탓에 '승차권 사는 곳'이라 적힌 발권기 앞에서 허탈해 하는 이들도 있었다.
발권기를 몇 번 눌러보다 뒤돌아선 박 모 씨(23·남)는 "설 연휴 기차표 티켓팅을 알람까지 맞추고 시도했는데 결국 실패하고 '취켓팅;(취소표 티켓팅)으로 좀 늦은 시간의 기차표 예매는 성공했다"며 "그래도 이번 연휴가 짧으니까 빨리 내려가고 싶어서 다른 표가 없는지 열심히 눌러보는 중"이라고 멋쩍게 말했다.
설 명절 연휴를 앞둔 13일 오전 서울역에서 귀성길에 오른 가족이 열차에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6.2.13 © 뉴스1 구윤성 기자
용산역 인근 카페에서 만난 김 모 씨(30·여)는 코레일 앱을 연신 새로 고침하다 결국 취소 표 구매에 성공했다고 했다.
김 씨는 "계획성이 좀 부족해서 늘 이렇게 집 내려가고 싶은 당일에 용산역 카페에 죽치고 앉아서 취소표를 구하다 뭐라도 잡히면 그냥 그 기차를 탄다"며 "입석이든 뭐든 그래도 내려가면 장땡 아니겠냐"고 웃었다.
시민들은 제각기 설 연휴에 가족들과 갈 여행에 대한 기대감, 오랜만에 친지들을 보는 설렘 등을 이야기했다. 결혼·성적·외모를 두고 집안 어르신들이 쏟아내는 잔소리에 대한 우려도 간간이 나왔다.
허 모 씨(60·남)는 "이번 설날에는 아버지와 조카들 부부, 형네 부부, 우리 집까지 다 같이 모아서 1박 2일 휴가를 가기로 했다"며 "설 차례상은 안 차리고 그 대신에 여행을 가는 건데 이런 건 처음이어서 다들 들떠 있다"고 말했다.
대학교 학과 점퍼를 입은 진 모 씨(21·남)는 "고향인 남원으로 내려가는 건데, 지난 학기 성적이 안 좋아서 부모님이 잔소리하실 것 같다"며 "부모님이 명절에 꼭 내려오라 하셨는데 좀 무섭다"고 했다.
sinjenny97@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