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이냐, 탈환이냐’ 임태희 노리는 진보 후보들, 관건은 단일화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17일, 오전 07:31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김상곤, 이재정으로 이어진 민선 교육감 시대 경기교육은 무상급식과 학생인권조례 등 진보교육의 성지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보수서양의 임태희 현 경기도교육감이 당선되면서 첫 보수교육감이 등장했다.

오는 6·3 지방선거에서 경기도교육감 선거는 여느 때보다 더 뜨거운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경기교육 탈환’을 외치며 국회와 중앙부처를 거친 중량급 인사들이 진보진영 교육감 후보로 나서면서다. 보수·진보 후보들의 국회의원 선수(選數)만 합산 10선, 이른바 ‘별들의 전쟁’이다.

◇라인업 완성된 진보진영 후보 4인방

지난 4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전교조와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등 경기도내 164개 교육·시민 단체가 참여한 ‘2026년 경기민주진보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을 위한 경기교육혁신연대’(경기교육혁신연대)는 민주진보진영 단일화 후보 등록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4일 경기교육혁신연대가 주최한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공동선언 행사에서 (왼쪽부터) 안민석 전 의원, 유은혜 전 장관, 박효진 전 지부장, 성기선 전 원장 등 4명의 후보들이 공동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사진=황영민 기자)
지난달 30일까지 진행된 접수 결과 단일화 논의에 참여한 후보는 (가나다순) 박효진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장,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안민석 전 국회의원,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 등 4명이다.

이들 중 가장 먼저 경기교육감 출사표를 던진 박 전 지부장은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다.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했다가 성 전 원장과 단일화 경선에서 석패했다.

성 전 원장도 두 번째 도전이다. 지난 선거에서 민주진보진영 단일 후보로 선출됐지만 본선에서 임태희 교육감과 9.59%(53만 9237표) 차이로 패배했다.

5선의 안 전 의원은 “20년 간 다녀온 학교만 100곳이 넘는다”며 의정활동 대부분을 국회 교육위에서 활동한 이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재선 국회의원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지낸 유은혜 전 장관은 “유일한 국가교육행정 경험자”라는 점을 앞세워 표심 몰이 중이다.

◇말 많고, 탈 많은 단일화..이번에는?

최근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중앙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은 안 전 의원과 유 전 장관이 비교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경기도지사 선거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보니 인지도 측면에서 비교 우위를 점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교육감 선거에서 현직 프리미엄은 다른 선거보다 유독 강점을 갖는다. 김상곤, 이재정 두 교육감 모두 초선 때보다 재선 때 더 높은 득표율로 당선된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이에 따라 임 교육감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단일화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아직 단일화 방식이 확정되지 않아 향후 잡음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유 전 장관은 단일화 후보 공동선언 날 “단일화의 동력은 일방적 통행이 아닌 민주적 합의에서 나온다”며 “혁신연대의 의사결정 과정을 지켜본 여러분들께서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유 전 장관은 출마선언 시기를 내부적으로 조율 중이었으나 경기교육혁신연대의 단일화 일정 통보에 이날 오전 급하게 출마 선언을 하게 됐다. 이같은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단일화 시기를 놓고도 후보 간 이견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인지도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한 안 전 의원은 ‘3월 3일 전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다른 후보들은 이에 동조하지 않아서다.

또 안 전 의원과 유 전 장관의 행보에 대해 정치적 중립 훼손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성 전 원장은 유 전 장관이 출마 선언 전 경기도내 시군을 돌며 진행한 포럼에 대해 “현직 의원과의 공동주최는 교육자치의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선관위 조사를 촉구했다.

◇수도권 보수열세, 현직 프리미엄 얼마나 먹힐까

임 교육감은 취임 후 경기교육의 여러 변화를 끌어내며 교육현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사진=경기도교육청)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 신장을 위한 조례 제정과 각종 보호장치를 설치했고, 학교 현장의 행정업무 경감을 위한 여러 제도적 개선도 시행했다.

대한민국 교육계의 가장 큰 아젠다로 떠오른 대학입시 개혁도 임태희 교육감으로부터 시작됐다. 임 교육감은 2024년부터 내부 TF를 꾸려 대입개혁 준비 작업에 착수, 내신 절대평가 전환과 수능 영어듣기 평가 폐지 등을 제시했다. 또 이를 위한 준비 작업으로 인공지능(AI) 서논술형 평가 시스템 개발, 도입함으로써 AI 교육 분야에서도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선거연령 16세 하향’ 주장에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준비 없이 이번 지방선거부터 고1 학생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을 현실 정치로 내모는 무책임한 처사”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임 교육감의 상황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현직 프리미엄도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여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보수정당이 경기도 21개 시·군을 석권했지만 2년 전 총선에서는 반대로 경기지역에서 60석 중 6석 승리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며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진영의 분열이 더욱 심해지고 지지율이 추락한 상황에서 믿을 구석은 임 교육감 개인의 ‘맨파워’뿐”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진보진영 교육감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몰라 상황을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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