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수생 양산’ 비판에 커지는 ‘정시 40%’ 폐지 목소리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18일, 오전 07:15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서울대 등 서울 소재 16개 대학에만 적용 중인 ‘정시 40%’ 룰을 폐지·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N수생(대입에 2회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자퇴생을 양산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어서다.

작년 12월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를 찾은 학부모와 입시생들이 각 대학별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시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정시 40%’ 폐지를 처음 공식화한 연구 결과는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펴낸 공교육 혁신 보고서다. 해당 보고서는 2032학년도 대입제도 개선 방안 중 하나로 “정시 40% 이상을 강제하는 방식을 철회하고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시 40% 룰을 적용받는 대학은 건국대·경희대·고려대·광운대·동국대·서강대·서울시립대·서울대·서울여대·성균관대·숙명여대·숭실대·연세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 16곳이다. 대부분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이다.

앞서 교육부는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심화하자 학종·논술 비중이 큰 이들 대학의 정시 수능전형 선발 비중을 2023학년도까지 40% 이상으로 높이도록 했다. 이들 16개교를 제외한 여타 수도권 대학은 정시 30% 룰을 적용받고 있다.

정시 40% 룰은 N수생과 자퇴생을 대량으로 양산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상위권 대학의 정시 선발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능을 다시 보려는 수요가 커진 탓이다. 아울러 내신에서 실패한 학생들의 자퇴를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2025학년도 수능에서 졸업생(N수생) 비율은 34.7%나 된다. 전체 수험생 3명 중 1명 이상이 N수생이란 얘기다. 약 10년 전인 2016학년도 수능 때만 해도 졸업생 비율은 23.3%에 그쳤었다. 10년 사이 N수생 비율이 10%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이다. 고졸 검정고시 합격 후 대학에 입학한 학생 수 역시 2022년 7131명에서 2024년 9256명으로 2년 새 2000명 넘게 급증했다.

정시 40% 폐지 주장은 국교위 보고서에서만 나온 게 아니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이 지난달 공개한 ‘미래형 대학입시제도 방안 연구’ 보고서도 정시 40% 폐지를 권고했다. 앞서 한국교육개발원이 작년 5월 공개한 보고서(대입 N수생 증가 실태 및 원인과 완화 방안)도 “과거 20%대에 그쳤던 대입 N수생 비율은 2024학년도(31.7%)부터 30%를 넘어섰다”며 “많은 학생이 명문대나 서열 높은 대학 진학을 위한 수단으로 N수를 선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도의 실효성에도 회의론이 제기된다. 교육부가 정시 40% 룰을 도입할 당시만 해도 수시 학종은 팽창하고 정시는 축소 일변도였다. 이로 인해 고교 내신 실패 학생들의 대입 기회를 협소하게 만든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최근의 대입 전형에선 정시·수시 간 경계가 옅어지고 있다. 특히 학점제 세대가 치르게 될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정시에서도 학생부 평가를 도입하는 대학이 점차 늘고 있다.

정시 40% 폐지·완화를 위한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교육부도 대학 재정지원 사업(고교교육 기여 대학 지원사업)을 통해 제도 완화에 나섰다. 지난해 사업 선정 92개 대학 중 정시 40%를 적용받는 16개교를 대상으로 ‘전형 운영 개선 분야’에 지원토록 해 동국대·서울대·한양대 등 3곳을 선정했다. 이들 대학은 2028학년도 대입부터 정시 40%를 자율적으로 30%로 낮출 수 있게 된다.

다만 정시 40% 폐지 방침이 정해져도 실제 적용은 올해 중1이 보게 될 2032학년도 대입부터가 될 전망이다. 현재 국교위가 향후 10년간 적용하게 될 국가교육발전계획을 만들고 있는데 여기에 2032학년도 대입 개편이 담길 예정이어서다. 대신 수능 자체가 폐지되지 않는 한 일정 비율의 정시 선발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국교위 공교육 혁신보고서는 정시 40% 폐지를 제안하면서도 “N수생, 정시 수요 등을 감안해 정시 선발 비율 20~30%를 권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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