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당일 근무를 앞둔 임 모 씨의 캘린더 어플에 설 연휴 중 근무 일정이 표시돼 있다. 2026.2.16 © 뉴스1 강서연 기자
"쉬고 싶긴 하지만, 취업 준비에 필요한 돈을 버는 게 마음이 편해요"
설날인 17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만난 20대 아르바이트생 김 모 씨는 명절 당일 근무에 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취업준비생인 그는 이번 설 연휴 내내 아르바이트를 계속해 왔다고 했다.
김 씨는 "주변에서 하나둘 취업을 하다 보니 마음이 조급해졌다"면서 "이번 연휴에도 마냥 쉴 수만은 없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지난 16일 서울의 한 의류 매장에서 만난 임 모 씨(23·여) 역시 설날 당일 근무를 앞두고 있었다. 임 씨는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를 끊임없이 해왔다"며 "용돈을 받고 있지만, 용돈만으로는 생활비를 감당하기가 힘들어서 아르바이트하며 용돈벌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설날 근무에 대해 "쉬고 싶지만 어쩔 수 없다"며 웃어 보였다.
같은 날 만난 이 모 씨(25·여)도 설날 당일에도 카페 아르바이트 근무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취업 준비와 동시에 아르바이트하고 있다는 이 씨는 "쉬고 싶긴 하지만, 쉴 바에는 돈을 조금이라도 더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연휴에 '휴식' 대신 '취업 준비'를 택한 청년들도 적지 않았다.
공공기관 취업을 준비 중인 30대 여성 김 모 씨는 설 연휴 계획을 묻자 "연휴 동안 매일 스터디카페에 가서 공부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곧 채용 시즌이 시작되는 만큼 연휴라고 마음 편히 쉴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며 "가족들과 간단히 식사 한 끼를 같이 하는 것 외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공부하며 지낼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달 대학을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에 나섰다는 20대 박 모 씨는 마케팅 직무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씨는 "(연휴 기간) 직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쓸 것 같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명절조차 온전히 쉬지 못하는 현실이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지적한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들 다수가 취업난에 가위눌린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면서 "명절에도 명절답게 쉴 수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청년들이) 취업난 상태에서 가족들과 어울린다는 것이 편하지 않을 것이고, 그 시간에도 일자리를 구하거나 자신의 진로와 관련해 계속해 무언가를 해야 하는 명절일 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해소 방안에 대해서는 "결국 그들(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인데, 우리 시대가 경제 선진국으로 들어선 시점에서 (일자리)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가 워낙 커 문제가 구조적으로 심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고용 있는 성장'을 만들어내는 것이 현재 경제 상황에서 쉽지 않다 보니, 일자리보다도 청년들이 이행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할 수 있게 돕는 '청년 보장제' 등이 (우선)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s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