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 먼 통합의 길…충남대·공주대 통합 ‘진통’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18일, 오후 07:02

[대전·공주=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충남대와 국립공주대의 통합을 둘러싼 지역사회와 구성원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갈등 조율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갈등을 이유로 통합이 좌절될 경우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사업 자체가 물거품 되기 때문이다.

국립공주대학교 현판. (사진= 연합뉴스)
18일 교육부, 충남대, 국립공주대 등에 따르면 충남대와 공주대는 2024년 12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통합 추진을 공식화했다. 이후 지역대학 육성 프로젝트인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30’ 공모사업에 통합 모델로 참여해 지난해 9월 본지정 대학으로 최종 선정됐다.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국고 최대 1500억원과 대전시·충남도의 대응자금 2000억원 등 대규모 재정 지원을 받게 된다.

양 대학이 글로컬대학 30 사업을 진행하려면 사업 선정 시점 1년 안에 교육부에 통합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통합신청서 제출 기한은 앞으로 7개월 가량 남은 상황이다. 통합신청서에는 대학을 비롯한 지역민의 의견수렴 결과도 함께 첨부해야 한다.

통합추진위원회 결성을 앞둔 시점에서 충남 공주에서 지역주민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통합에 암초로 작용하고 있다. 공주 부시장을 단장으로 공주시청 간부 공무원, 시의원, 공주대 동문, 시민단체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공주시대학통합대응추진단(이하 추진단)은 지난달 통합을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공식입장을 밝혔다.

추진단은 “학령인구 감소가 엄중한 것은 사실이지만 통합이 대학의 미래를 담보할 유일한 해법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원칙과 비전 없는 통합은 위기 극복의 열쇠가 아니라 독자적 생존 전략을 포기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주대가 충남대의 한 캠퍼스로 전락할 경우 공주는 폐허로 전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00여개의 공주지역사회단체로 구성된 통합반대 범시민연대도 지난해 11월 출범해 시위와 함께 최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충남대 내부에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다. 충남대 총학생회는 통합대학 교명을 ‘충남대’로 유지할 것과 공주대 캠퍼스의 별도 운영, 학사조직 강제 재배치 금지, 졸업장에 입학 당시 대학명 유지 등을 요구했다.

이같은 혼선은 국립대간 통합을 넘어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의 핵심축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부담을 키운다. 초광역 통합 모델은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내세운 ‘서울대 10개 만들기’ 구상과도 맞닿아 있어 통합 논의의 성패가 정책 신뢰도와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충남대와 공주대는 대학·지자체·출연연·산업체를 연계한 개방형 핵심 거버넌스를 구축해 갈등을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대전시와 충남도, 대전TP,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기관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글로컬대학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9일 첫 회의를 개최했다.

김정겸 충남대 총장은 “글로컬대학 프로젝트는 지역사회와 대학이 함께 성장하며 세계적 역량을 갖춘 미래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지역 균형 발전 중심의 대학 혁신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공주대 관계자도 “반대측과의 소통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며 “통합 모델은 대전과 공주 모두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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