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재판" 욕설 vs "역사적 단죄" 자축…尹 선고에 아수라장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19일, 오후 07:11

[이데일리 최오현 성가현 김현재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19일 법원 안팎은 지지자들의 항의로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이날 선고 전부터 법원 일대에서는 지지자들의 집회로 일부 통행로가 마비됐고 선고 직후에도 이들은 격앙된 채 집회를 이어갔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하자 법원 안팎에서는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열리는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입구에서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재판장 지귀연)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는 징역 30년을,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는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청장에는 징역 10년을 각 선고했다.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 대장과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게는 내란을 공모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해 무죄가 선고됐다.

이날 감색 정장에 흰 셔츠 차림으로 법정에 드러선 윤 전 대통령은 큰 표정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선고가 이어지는 동안 그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할 때도 윤 전 대통령은 일어선 채 정면만 바라봤다. 앞서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한 특검에 웃음 짓던 윤 전 대통령은 선고 내내 무표정으로 일관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선고가 끝나자 법정 안팎에서는 지지자들의 욕설과 비난이 쏟아졌다. 재판부가 퇴장하자 방청석에 있던 지지자들은 일제히 윤 전 대통령을 응원했다. 방청석 한 켠에서 “윤석열 대통령님 힘내세요”라는 말이 나오자 많은 사람들이 ‘윤 어게인’(Yoon Again)‘을 외치며 윤 전 대통령을 응원했다. 반면 무기징역 판결이 과하다며 “이게 재판이냐”, “국민에게 빌어라” 등 재판부에 항의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지지자들은 퇴장 이후에도 분이 안 풀린 듯 고함쳤다. 법원 경위들의 제지에도 “엉터리 판사는 회개하라”, “지귀연 판사가 어딨냐”며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일부는 이재명 대통령,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이름을 외치며 정치적 비난을 퍼부었다.

법원 앞 서초구 서초대로 일대는 혼란에 빠졌다. 윤 전 대통령의 공소기각 혹은 무죄를 주장하며 집회에 참석한 신자유연대와 부정선거 방지대 등 강성 보수단체 1000여 명은 무기징역을 선고되자 일제히 “정치 재판”이라며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내뱉었다. 일부 지지자는 선고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듯 울먹거리며 바닥에 주저앉기도 했다.

비슷한 시각 진보 성향 단체 촛불행동은 서초역 8번 출구 근처인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300여명이 모인 집회를 열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사형을 촉구했다. 집회에 자원봉사자로 참석한 조은정(50) 씨는 “사형 선고를 바라는 마음으로 집회에 참석했다”며 “만약 재판부가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을 한다면 국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와 저항할 것”이라고 했다. 선고 직후 이들은 음악을 틀고 춤을 추며 무기징역 선고를 자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참여연대는 선고 직후 논평을 통해 “윤석열과 그 일당에 대한 역사적 단죄”라며 “동시에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시도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그 계획이 치밀하지 못했다는 등 내란과정에 대한 판단은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재판부는 내란죄를 용납할 수 없는 범죄로 본다면서도 초범, 고령 등 납득하기 어려운 양형 이유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심 재판에서는 이러한 잘못들이 바로 잡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이 주도한 비상계엄 선포로 다수의 피해자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했다며 질책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범행을 직접 주도 계획했고 다수의 사람들을 범행에 관여토록 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장관에 대해서도 “비상계엄을 주도적으로 준비했고 윤석열의 비이성적 결심을 옆에서 조장한 측면있다”고 강도높게 질타했다. 이어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르고 대규모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 법정에 나온 수많은 사람들 눈물을 흘리며 피해를 강하게 호소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 비용은 산정할 수 없는 정도의 어마어마한 피해”라고 강조했다.

무기징역 선고에는 ’국회 물리력 행사‘가 주요한 판단 배경으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군을 국회로 보내 헌법기관의 기능을 마비하려 한 것이 내란죄 성립의 조건인 ’국헌문란 폭동‘에 해당한다고 바라보면서도 실질적인 대규모 물리력 충돌이 없었던 점을 들어 구형인 사형으로까지 나아가진 않았다.

재판부는 또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는 없다”고 언급하며 ’경고성 계엄‘이라는 윤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목적의 정당성이 모든 행위의 정당성까지 보장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아울러 재판부는 “무난하게 군경찰 생활마무리할 수 있었던 다수 공직자들이 순간 판단을 잘못해 어마어마한 고통을 겪고있다는 사정은 우리 사회 큰 아픔될 것”이라며 비상계엄으로 인해 군과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과 정치적 대립상태는 가장 큰 피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