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사회적 비용 초래"…'내란 우두머리' 尹 1심 무기징역(종합)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19일, 오후 06:48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비상계엄 선포 443일 만에 내려진 사법부의 판단으로, 조은석 내란특검팀 구형량인 사형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날 생중계된 법정에는 윤 전 대통령이 변호인단과 함께 직접 자리했다.

법정 들어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사진=공동취재단 제공)
◇“비상계엄 핵심은 군을 국회 보낸 것” 尹 내란죄 인정

윤 전 대통령은 김용헌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경찰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점거하거나 주요 정치인들을 영장 없이 체포·구금하도록 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법원은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으로 봤지만, 헌법기관의 기능을 정지 또는 마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 등이 비상계엄 선포 후 군을 국회에 보낸 것이 이 사건의 핵심이라 보고 이를 형법상 내란죄의 성립요건인 ‘국헌문란의 목적’과 ‘폭동’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은 국회의 활동을 상당 기간 정지 또는 마비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었고 이는 헌법기관의 기능을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무장한 군 병력이 국회에 출동해 건물을 통제하고 출입을 제한한 행위는 국가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유형력 행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활동 전면 금지와 영장 없는 체포 가능성을 내용으로 하는 포고령은 국민에게 광범위한 공포와 위압을 초래했다”며 “내란죄의 주체에는 아무런 신분상 제한이 없고 대통령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비상계엄을 내란이라 결론지은 기존 사법부 판단은 이번에도 이어졌다. 지난달 21일 내란 가담 혐의로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판사 이진관)와 지난 12일 같은 혐의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형사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모두 비상계엄을 내란이라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가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판결 선고 주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사진=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부 “尹 치밀한 계획 보이지 않아…대부분 실패”

재판부는 윤 대통령의 양형 사유에 대해 “내란 행위는 합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결국 폭력적 수단으로 국회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해 민주주의의 핵심가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했다는 데서 비난의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을 직접 주도적으로 계획해 많은 사람을 관여토록 했다”며 “계엄으로 인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 초래하고도 그 부분에 대해서 사과의 뜻을 내비치는 모습을 찾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특검 구형보다 낮은 형이 나온 데에는 법원이 윤 대통령에 대한 유리한 양형 사유를 참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물리력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했던 사정도 보인다”며 “실탄 소지나 직접적인 물리력·폭력 행사한 예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고 대부분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정”이라며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군·경찰 활동으로 이들의 정치적 중립성이 크게 훼손되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정치적 위상과 대외 신인도가 하락했으며 결과적으로 사회가 정치적으로 양분돼 극한의 대립 상태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사진=서울중앙지법 제공)
◇“尹 비이성적 결심 조장” 김용현 징역 30년…일부 무죄도

한편 이날 재판부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비상계엄을 주도적으로 준비한 인물이라는 이유에서 함께 기소된 7명의 군경 고위 관계자 중 가장 무거운 형을 받았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은 군의 국회·선관위·더불어민주당 당사 출동을 사전에 계획하고 독단적으로 부정선거 수사를 진행하려는 별도의 계획을 마련하기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윤 전 대통령의 비이성적 결심을 옆에서 조장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징역 10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징역 18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징역 3년)도 내란에 관여한 혐의가 안정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과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 (사진=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특검 “사실인정·양형 아쉬워”…尹변호인단 “요식행위” 반발

앞서 조은석 내란특검팀은 지난달 1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적용하고 감경 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김용현 전 장관에게는 무기징역을 구형했고 그 외 6명에게도 10~20의 징역형을 구형했다. 그러나 모두가 특검 구형량보다는 낮은 형을 받게 됐다.

재판이 끝난 뒤 장우성 내란특검보는 취재진을 만나 “재판부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의미 있는 판결”이라면서도 “사실 인정과 양형 부분에 상당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고 “정해진 결론을 위한 요식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지난 1년여의 재판 기간과 수많은 증인신문을 통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났고 대통령이 국회 표결을 방해하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음이 객관적으로 밝혀졌다”며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한 대통령의 결단이었음에도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 중 한 명인 윤갑근 변호사는 취재진과 만나 “향후 이런 형사소송 절차를 계속 참여해야 될지 회의가 든다”며 윤 전 대통령 및 다른 변호인과 논의한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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