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왼쪽)과 윤석열 전 대통령. /뉴스1 DB
같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됐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30년 전 전두환 전 대통령은 사형을 선고받으면서 그 형량을 가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19일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국헌 문란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고 보고 내란죄를 인정했다. 비상계엄 선포와 포고령 공고, 국회 봉쇄 행위, 정치인 체포조 편성·운영,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서버 반출 및 직원 체포 시도 등 일련의 행위가 폭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과거 전 전 대통령에게 내란 수괴 혐의를 적용해 사형을 선고한 1심 법원 역시 내란죄와 함께 수괴(우두머리) 지위를 인정했다.
그러나 형량에서 각각의 재판부가 주목한 지점은 달랐다.
지난 1996년 전 전 대통령의 1심 재판부는 군 병력 동원과 발포로 다수 사상자를 발생하게 한 점, 군 내부 질서를 파괴하고 정국 주도권을 장악해 결국 대통령에 오른 점을 중대한 양형 사유로 들었다.
특히 12·12, 5·17, 5·18 사건으로 인한 인명 피해와 피해자·유족의 장기적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강조하며, 이는 단순한 권력 찬탈을 넘어 국민 전체에 중대한 상처를 남긴 범죄라고 판단했다.
당시 법원은 "피고인이 범한 범죄는 우리 형법과 군형법이 규정한 죄 중 가장 중한 죄에 해당한다"며 내란죄, 살인죄 등 다수 범죄의 법정형이 사형 또는 최고형이 사형인 점을 지적했다.
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경제 안정에 기여한 점, 평화적 정권교체 전례를 남긴 점, 퇴임 후 은거 생활을 한 점 등은 참작 사유로 언급됐지만 법정최고형을 피할 사정은 아니라고 봤다.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이 열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2.19 © 뉴스1
윤 전 대통령의 1심 재판부도 윤 전 대통령 등의 내란 행위로 민주주의 핵심 가치가 훼손됐고 군·경 중립성 훼손과 국제 신뢰 하락,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을 향해서는 이 사건 범행을 직접 주도적으로 계획했으며, 많은 사람을 범행에 관여시켜 엄청난 사회적 손실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그에 대한 사과의 뜻을 내비치지 않은 점도 꼬집었다.
다만 재판부는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실탄 소지나 물리적 폭력 등 사례를 찾기 어려운 점 △대부분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점을 참작했다. 범죄 전력이 없고 장기간 공직에 봉직한 점, 65세로 비교적 고령인 점도 고려 요소로 적시했다.
결국 사형과 무기징역을 가른 것은 유혈 결과의 발생 여부와 계획의 현실화 정도, 참작할 수 있는 정상의 범위를 법원이 어떻게 평가했는지에 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전두환 사건은 유혈 사태가 크게 일어났고, 권력 장악이 실제로 완결된 점이 양형을 고려하는 데 결정적 요소로 작용했다"며 "그에 비해 이번 사건은 직접적인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계획 상당 부분이 실행되지 못한 점이 참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계엄 조기 해제는 시민과 국회의 대응 덕분이므로 이를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사건 1심과도 접근 방식에 차이가 있다"며 "외부 요인으로 범행이 좌절된 경우 어디까지 양형에 반영할 수 있는지는 다른 해석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다른 법조계 인사는 "현행법상 사형은 여전히 법정형에 포함돼 있지만 장기간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형을 선택하는 것은 재판부로서도 상당한 결단을 요구하는 판단"이라며 "그 점 역시 양형 판단의 한 요소가 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sae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