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슈퍼사이클 시기이지 대학을 졸업하는 4년 뒤에는 반도체업계의 상승 사이클이 끝날 수도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이에 수험생들이 입학과 함께 진로가 정해지는 계약학과 대신 국내 최상위 대학인 서울대나 직업적 안정성이 보장되는 의대로 빠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세대(왼쪽)와 고려대 전경. (사진=각 대학)
‘억대 성과급’으로 화제를 모은 SK하이닉스의 계약학과도 사정은 비슷하다. SK하이닉스 채용을 보장하는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15명 모집에 37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이는 전년 대비 76.2%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계약학과 등록 포기자의 증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구나 입시계에서는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이 전년보다 감소해 계약학과 이탈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입시계 관측과 달리 반도체 계약학과 등록 포기자가 증가한 것은 반도체 산업의 슈퍼사이클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금은 반도체 산업이 인공지능(AI) 기술과 관련 산업의 발전에 힘입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2026학년도 입학생이 졸업을 맞는 4년 후에는 반도체산업의 성장성을 담보할 수 없어서다. 반도체업계 안에서도 산업의 상승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확신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계약학과 등록 포기자들은 대신 중복합격한 서울대나 의대 혹은 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 등 의약학 계열에 진학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의·약학 계열은 직업적 안정성이 보장되고 국내 최상위 대학인 서울대로 진학하는 경우에는 계약학과를 졸업하지 않더라도 취업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란 분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계약학과를 졸업하면 진로가 특정 기업으로 한정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며 “경기 변동에 따라 불확실성이 생길 수 있는 반도체 산업으로 진로를 미리 정하는 대신 서울대 간판이나 의약학 계열 직업의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지원자들이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