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도면 국외 반출한 前직원…대법 "공범간 전달도 처벌해야"

사회

뉴스1,

2026년 2월 23일, 오전 06:00

대법원 전경 © 뉴스1

반도체 관련 영업비밀을 중국으로 반출한 일당이 기밀을 국외로 넘기기 전 서로 주고받은 행위도 처벌 대상이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달 15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전 반도체 장비회사 직원에게 일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경기 용인시의 한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에서 약 10년간 근무한 A 씨는 동료 B 씨와 2022년 5월 회사 영업비밀인 반도체 증착장비 제작과 조립에 필요한 도면 일부가 담긴 자료를 네트워크 연결저장장치에 올린 혐의를 받는다.

공범 C 씨는 이들과 공모해 중국 상해에 있는 반도체 장비 개발 회사 사무실에서 이들로부터 영업기밀을 전달받아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이들의 혐의를 인정해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B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 C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다만 피고인들 사이에서 각자 취득한 영업비밀을 주고받은 행위는 기밀을 이용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보고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C 씨의 일부 혐의가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년을 선고했지만, 여전히 공범 간 기밀을 주고받은 행위는 영업비밀 사용과 별개의 독립된 법익침해의 위험을 발생시키지 않았다고 보고 무죄로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피고인들이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상대에게 기밀을 알려주는 경우에는 별도 누설·취득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부정경쟁방지법은 영업비밀을 '취득', '사용', '제3자에게 누설', '지정된 장소 밖으로 무단으로 유출'하는 행위 등을 각각 독립된 범죄로 규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의 입법 취지는 영업비밀 침해행위와 관련하여 그 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 유형을 확대함으로써 영업비밀 보호를 강화하는 데 있다"며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성립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위 취지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부정경쟁방지법은 기업의 전·현직 임원이나 직원이 영업비밀을 누설하는 행위만 처벌했지만, 2019년 강화된 법은 기밀을 제3자에게 누설하는 행위, 지정된 장소 밖으로 유출하는 행위 자체 등도 벌할 수 있도록 그 범위를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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