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재판도 헌법소원 청구…"사실상 4심제" vs "국민 권리 보장"

사회

뉴스1,

2026년 2월 27일, 오전 06:00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6.2.26 © 뉴스1 유승관 기자

법원 판결의 위헌 여부를 헌법재판소가 심사할 수 있도록 하는 재판소원 제도가 27일 국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4심제'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헌적 입법이라는 반대와, 국민 기본권 보장을 위해 필요하다는 찬성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26일) 오후 재판소원 도입을 골자로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재판소원 제도는 법원 재판도 헌법소원 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헌재법을 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헌재법 제68조 1항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 헌재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데, 여기서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 부분을 삭제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법안은 법원의 확정된 재판이 △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 (공동취재) 2026.2.25 © 뉴스1 김도우 기자

대법원 등 법조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실상 4심제로 이어져 소송 당사자들의 고통이 장기화될 뿐만 아니라 재판 지연이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다.

대법원에서 확정된 사건도 헌재 판단이 나올 때까지 집행이 지연되거나 번복 가능성이 열려 있어 법적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판사는 "재판소원이 도입되면 돈이 많은 사람들, 다시 말해 권리 확정을 미루고자 하는 사람들이 재판을 계속 끌고 갈 것"이라며 "상대방은 반복되는 소송 응대로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25일 전국법원장회의에서 법원장들 역시 "재판 확정의 실질적 지연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소송 당사자들은 반복되는 재판으로 고통받고, 법적 불안정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예상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충분한 공론화와 숙의 과정이 없이 '졸속'으로 법안이 강행되는 점도 논란이다.

법원장들은 "사법제도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와 국민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법안들이 사법부와 사회 각계의 우려 표명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공론화와 제도 개편의 부작용에 대한 숙의 없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됐다"고 했다.

반면 헌재는 재판소원제도가 '4심제'라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국민 권리 보장을 위해 재판소원 제도가 도입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또 제도 도입으로 1·2·3심 재판에서도 헌법적 요소들을 신중히 고려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도 강조한다. 아울러"재판소원 허용 여부는 헌법재판제도 도입 초기부터 끊임없이 실무와 학계, 정치권 일부에서 논의되어 온 주제로, 충분한 논의 없이 갑자기 추진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헌재 연구관을 지낸 한 변호사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권리 구제를 명확히 하며, 또 헌법 질서를 수호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며 "대법원도 재판을 할 때 더 신중해진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헌 논란도 거세다. 대법원 측은 재판소원 제도가 헌법이 대법원에 부여한 최종심으로서 권한과 지위를 침해하는 법안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헌재는헌법 제111조 제1항을 근거로 "헌법은 헌법재판권을 헌재에 귀속시킴으로써 재판소원의 헌법적 근거를 분명히 하고 있다"며 위헌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헌재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대법관을 26명으로 증원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mark83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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