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4시 15분쯤 서울대공원 맹수사 A동 내부 방사장에서 미호와 금강이 싸움을 벌이는 모습. 약 4분간 금강이 미호의 목덜미를 물고 공격해 미호는 심정지로 폐사했다. (이영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 제공)2026.02.27 © 뉴스1
서울대공원의 시베리아호랑이 '미호' 폐사는 호랑이들을 분리해야 하는 공간에서 문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로 파악됐다.
27일 서울대공원이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이영실 의원(더불어민주당·중랑1)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미호는 지난 18일 오후 4시 15분쯤 맹수사 A동 내부 방사장에서 금강과 싸움을 벌이다 심정지 상태에 빠져 폐사했다.
서울대공원 내부 조사 결과 사고 직전 금강을 내부 방사장에 들이는 과정에서 내실에 있던 미호가 먼저 내부 방사장으로 나왔고 금강도 내부 방사장으로 들어온 직후 곧바로 두 호랑이 사이 싸움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강은 지난 1월 기존에 살던 동에서 미호가 살던 동으로 옮겨졌다.
지난 18일 4시 15분쯤 서울대공원 맹수사 A동 내부 방사장에서 미호와 금강이 싸움을 벌이는 모습. 약 4분간 금강이 미호의 목덜미를 물고 공격해 미호는 심정지로 폐사했다. (이영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 제공) 2026.02.27 © 뉴스1
싸움이 발생한 즉시 사육사가 고압 호스로 물을 뿌리고 대나무 막대로 두 호랑이를 떼어놓으려 시도했지만 약 4분간 금강이 미호의 목덜미를 물고 공격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진료팀이 현장에 도착해 심폐소생술과 응급처치를 시행했을 때는 미호가 심정지로 폐사한 뒤였다. 맹수사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도 금강이 방사장에 진입한 직후 미호에게 빠르게 접근하며 곧바로 투쟁이 벌어진 장면이 확인된다.
사고 당일 맹수사 담당 사육사 A·B 씨 모두 동물 입·방사 시 2인 1조로 작업해야 하는 지침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사고 당시 각각 구역을 나눠 1인 체계로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서울대공원 자체 조사 결과 확인됐다.
A·B 씨는 근무 여건에 따라 입·방사 업무를 1인 체제로 수행한 경우가 있었다거나 마감 시간대 신속한 입·방사를 위해 1인 체제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각각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공원 측은 1월부터 금강·미호가 같은 동을 사용한 경위와 사고 당시 두 호랑이의 정확한 이동 동선을 묻는 질문에 "아직 조사 결과가 확정되지 않아 분석, 조사 결과가 확정되면 추후 안내드리겠다"고 답했다.
서울대공원 맹수사 A동 내부 도면 (이영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 제공) 2026.02.27© 뉴스1
서울대공원은 미호 폐사 직후 추모 글을 통해 "미호가 다른 개체와 투쟁이 발생한 끝에 우리 곁을 떠나게 됐다"며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서 전 직원은 슬픔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호 폐사 사고가 반복된 근무 지침 위반 속에 발생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서울대공원의 부실한 안전 관리 책임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24년에도 서울대공원의 시베리아 호랑이 아름이 고령의 나이로, 태백·조셉이 건강 악화로 폐사했다. 2023년에는 파랑이 급성 전염병으로, 수호가 심장질환과 열사병으로 돌연 폐사했다. 시베리아 호랑이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에 해당한다.
미호는 서울대공원 보유 개체였던 시베리아 호랑이 부모 로스토프·펜자 사이에서 2013년 6월 태어난 암컷이다. 서울대공원은 남미관 인근 동물위령비와 미호가 생활하던 맹수사에서 다음 달 1일까지 추모 공간을 운영한다.
서울대공원 측은 정확한 사고 원인과 향후 대책을 묻는 질의에도 "아직 조사 결과가 확정되지 않아 분석, 조사 결과가 확정되면 추후 안내드리겠다"고만 답했다.
b3@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