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청 교섭 절차 간소화…정부, '노란봉투법 매뉴얼' 마련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27일, 오후 04:55

[세종=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시행을 약 열흘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란을 막기 위해 ‘원하청 교섭절차’에 대한 상세한 매뉴얼을 내놨다. 원청노조와 하청노조가 각각 기업과 교섭하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별개라는 점에서 원청노조와 하청노조 사이에서 교섭단위 분리 신청은 하지 않아도 된다. 정부는 빠른 사용자성 인정을 통해 원청과 하청노조가 교섭 테이블에 앉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노정 교섭 법제화, 노조법 23조 시행령 폐기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와 ‘원·하청 상생 교섭절차 매뉴얼’을 발표했다. 노동부는 앞서 시행령 개정안과 해석지침을 확정하며 노란봉투법 ‘설명서’를 재차 마련해왔는데, 이보다 더 구체적인 절차를 명시한 매뉴얼을 마련하며 본격적인 법 시행 준비를 마쳤다. 노란봉투법은 내달 10일 시행된다.

이번 매뉴얼의 핵심은 원청노조와 하청노조 사이에서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곧 시행을 앞둔 노란봉투법의 취지는 하청노조가 원청과 교섭할 수 있도록 사용자성 판단 기준을 확대한 것으로, 노동부는 기존에 있던 원청노조의 교섭과는 별개라고 봤다. 이 때문에 하청노조는 원청노조와 교섭단위를 분리하기 위해 별도로 분리 신청을 할 필요가 없어 최종 교섭까지 거쳐야 할 과정이 소폭 줄었다. 다만 여러 개의 하청노조에서 교섭단위를 분리할 때는 별도의 분리 신청을 해야 한다.

하청노조가 교섭을 요구하면 원청은 교섭요구사실을 공고해야 한다. 만약 A기업이 B하청노조에 대해 ‘구조적 통제를 하지 않는데 우리가 왜 사용자가 되나’라고 생각해서 공고를 하지 않거나 일부 노동자를 제외한 채 공고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B하청노조는 노동위에 시정 신청을 할 수 있는데, 노동위는 이에 대해 20일 내로 사용자성 판단 결정을 내려야 한다. 판단 기간은 기존 10일에서 20일로 늘었다. 노동부 관계자는 “사용자성 여부 판단을 최대한 교섭 전에 노동위에서 할 것”이라며 “사용자 인정 여부를 빨리 받고, 사용자를 특성해서 교섭 테이블에 앉는 게 노조에 유리하고, 교섭을 촉진하기 위해 노조 교섭권을 보장하는 방법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만약 여러 하청노조가 함께 교섭을 진행하려고 하면 모든 노조가 참여 신청을 해야 한다. B하청노조가 교섭을 요구하고 원청이 교섭요구사실 공고를 했는데, C하청노조와 D하청노조도 참여하기로 했으면 C, D노조도 참여 신청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만약 결과적으로 C, D노조가 신청을 안 했다면 B노조만 단수노조로 교섭하는 대상이 되기 때문에 교섭대표노조를 결정하는 절차도 거칠 필요가 없다. △교섭단위 분리 신청 △교섭요구노조 확정절차 △교섭대표노조 결정절차 등 3가지 단계가 모두 끝나면 최종적으로 A기업과 B하청노조의 교섭이 이뤄진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매뉴얼은 하청노조와 원청 간 교섭절차를 명확히 해 현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도록 하고, 하청노조 교섭권 행사 및 실질적 교섭 촉진에 도움을 줘 노란봉투법 취지를 현장에 구현하는데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는 법적·행정적 가용 수단을 최대한 활용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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