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미호’ 폐사 당시 CCTV 보니…4분간 격렬한 싸움(영상)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27일, 오후 04:31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서울대공원 시베리아호랑이 미호의 폐사 사고의 원인이 공원 측의 ‘문단속 소홀’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8일 세상을 떠난 서울대공원 시베리아호랑이 미호. (사진=서울대공원)
27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영실 서울시의원이 서울대공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호가 폐사된 사건은 지난 18일 호랑이 입·방사 과정에서 일어났다.

서울대공원 내부 조사 결과, 사고 직전 내실에 있던 미호가 내부 방사장으로 나왔고 또 다른 호랑이 금강도 내부 방사장으로 들어왔다. 본래 사육사는 내실에서 방사장으로 이동시키는 입·방사 과정에서 산실문 잠금 상태를 제대로 확인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고, 연결문이 열린 직후 두 호랑이 사이 격렬한 싸움이 발생했다. 금강은 지난 1월 기존에 살던 동에서 미호가 살던 동으로 옮겨졌다.

담당 사육사는 금강 입사 전 산실문 상태를 확인해야 할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인정하는 한편 당시 주변이 어두웠으며 다른 사육사가 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싸움이 발생한 즉시 사육사가 고압 호스로 물을 뿌리고 대나무 막대로 두 호랑이를 떼어놓으려 했으나 약 4분간 금강은 미호의 목덜미를 물고 공격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진료팀이 현장에 도착해 심폐소생술과 응급처치를 시행했을 때는 미호가 심정지로 폐사한 뒤였고, 맹수사 CCTV 영상에서도 금강이 방사장에 진입한 후 미호에게 빠르게 접근하면서 바로 싸움이 벌어지는 장면이 담겼다.

또한 사건 당일 담당 사육사 A·B 씨 모두 동물 입·방사 시 2인 1조로 작업해야 하는 지침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사고 당시 각각 구역을 나눠 1인 체계로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8일 서울대공원 맹수사 A동 내부 방사장에서 미호와 금강이 싸움을 벌이는 모습. (사진=이영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 제공)
A·B 씨는 근무 여건에 따라 입·방사 업무를 1인 체제로 수행한 경우가 있었다거나 마감 시간대 신속한 입·방사를 위해 1인 체제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각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이번 사고는 단순한 개체 간 충돌이 아니라, 관리 체계의 반복적 허점이 드러난 사안”이라며 “반복적인 사고는 서울대공원의 안전 불감증이 임계점을 넘었음을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맹수 관리는 단 한 번의 절차 누락이 치명적 결과로 직결될 수 있는 분야”라며 “현장 여건이나 관행을 이유로 안전 수칙이 탄력적으로 적용돼 온 것은 아닌지 근본부터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간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에 해당하는 시베리아 호랑이의 폐사가 늘고 있다. 지난 2024년 서울대공원의 시베리아 호랑이 아름이 고령의 나이로, 태백·조셉이 건강 악화로 폐사했고, 2023년에는 파랑이 급성 전염병으로, 수호는 심장질환과 열사병으로 폐사했다.

미호는 서울대공원 보유 개체였던 시베리아 호랑이 부모 로스토프·펜자 사이에서 2013년 6월 태어난 암컷이다.

서울대공원은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서 전 직원이 슬픔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다음 달 1일까지 맹수사와 동물위령비에서 추모 공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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