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동 보면서 따라하면"…`성착취` 유명 연애상담사, 징역 6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27일, 오후 06:32

[이데일리 염정인 기자] 연애 상담업체인 ‘레이커즈’를 운영하면서 여성 내담자들을 상대로 성착취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대표 진모씨가 최근 법원 1심 판결에서 유죄를 받았다.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그의 범행을 보면 내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하며 갖가지 성범죄를 저지른 사례가 상당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기준 '레이커즈'의 공식 홈페이지는 "운영자의 건강상의 어려움으로 레이커즈의 모든 콘텐츠 운영이 잠정 중단됩니다"라는 공지를 띄워두고 있다. (사진=레이커즈 홈페이지 갈무리)
27일 이데일리 단독 취재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31형사부는 지난 12일 피보호자간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및 카메라 등 이용 촬영물 반포) 혐의로 기소된 진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5년간 취업제한 명령과 3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다만 진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데일리가 입수한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진씨는 여성 내담자들을 상대로 “헤어진 애인과 다시 만나려면 내 말을 들어야 한다”는 식으로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해온 것으로 드러난다.

레이커즈는 체계적인 운영 구조를 갖췄다. 2011년 무렵 해당 업체를 꾸린 진씨는 네이버 블로그나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홍보했다. 가령 ‘심리학자가 하는 MSG 쫘악 뺀 현실 사랑 과외’라는 식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내담자들을 모았다.

특히 진씨는 상담신청서를 통해 전 연인에게 버림받았다고 자책하는 등 심리적으로 위축된 내담자들을 골라 범행을 시도했다. 진씨는 스스로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사람으로 속여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국가기술자격 등과 같이 특별한 자격을 갖춰야 구매할 수 있는 MMPI(다면적 인성검사) 등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10년 가까이 운영됐다.

진씨가 피해자들에게 주로 말한 내용은 “성관계를 많이 해야 매력이 오르고 비슷한 수준의 남자를 잡을 수 있다”, “여자는 성행위를 많이 할수록 매력녀가 된다” 등이다. 또 평소 자신을 ‘선생님’, ‘고박사’ 등으로 높여 부르게 하고, 지인들과의 관계를 끊도록 하면서 내담자들의 심리를 지배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진씨는 상담을 빙자해 여성 내담자들을 간음하는 등 성폭행을 저질렀다. 이에 호응하지 않을 경우 크게 야단을 치며, 피해자로 하여금 이 같은 상황이 교육이나 훈련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진씨는 자신이 지정한 다른 남성 회원과 성행위를 하는 것도 상담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도 했다.

교육을 이유로 여성 내담자들에게 신체 부위가 찍힌 사진을 보내도록 한 뒤 이를 타인에게 공유한 혐의도 받는다. 한 피해자의 경우 2023년 7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약 6개월 동안 1300여장에 달하는 사진을 전송한 것으로 파악된다.

레이커즈 회원인 A씨는 이 같은 촬영물을 진씨로부터 약 6년간 360여개를 건네받기도 했다. 2019년 3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한 채팅앱을 통해서 전달됐다.

이에 대해 법원은 진씨와 피해자들 간에 ‘강사와 수강생의 관계’가 형성돼 있었다고 인정했다.

현행법은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해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해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을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로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쟁점은 피해자가 ‘업무, 고용 등으로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인지 여부인 셈이다.

재판부는 특히 이러한 관계 속에서 진씨는 피해자들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상당히 장기간 제한할 정도의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진씨가 사실상 이들 여성에 대해 보호 또는 감독하는 지위에 있었다는 점을 받아들인 것이다.

앞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해 9월 19일 진씨를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당시 피해를 신고한 여성은 6명이었지만 판결문에는 ‘성명 불상’의 여성이 다수 언급되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진씨는 현재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부인하면서 항소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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