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상속 신청하자 면적 미달로 정원 감축…法 '적법' 판단

사회

이데일리,

2026년 3월 01일, 오전 09:01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유치원 설립·경영자 사망에 따른 상속 절차에서 시설 기준 미달을 이유로 정원을 감축한 교육청의 처분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전경. (사진=이데일리 DB)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덕)는 김 모씨 등 3명이 서울특별시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낸 설립변경인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A유치원은 원고들의 선친 B씨가 1997년 3학급· 정원 100명 규모로 설립인가를 받아 운영해 왔다. B씨가 사망하자 자녀인 원고들은 유치원 재산을 공동 상속받는 과정에서 설립·경영자 지위 승계를 위해 설립변경인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교육청은 A유치원이 현행 법령상 원아 100명을 수용하기 위한 면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설립·경영자를 원고들로 변경하면서 2026학년도부터 정원을 74명으로 감축하는 처분을 했다.

A유치원이 최초 설립인가를 받을 당시 적용되던 구 학교시설·설비기준령은 학급당 원아 수가 30명을 초과할 경우 기준면적 66㎡ 이상의 보통교실을 학급 수만큼 두고, 66㎡ 이상의 유희실을 1실 이상(4학급 이상이면 2실 이상) 설치하도록 규정했다. 화장실에는 원아 30명당 1개 이상의 대변기를 두도록 했다.

이후 1997년 제정된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규정’은 학생 정원이 41명 이상일 경우 ‘80+정원의 3배수’㎡ 수준의 교사를 갖추도록 했다. 2017년 개정으로는 ‘교사 중 교실 총면적은 정원의 2.2배수’라는 기준이 추가됐다.

원고들은 상속을 원인으로 한 설립·경영자 변경 절차에서 유치원 정원을 감축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강화된 시설 기준을 소급 적용할 근거도 없고 종전 인가 당시 면적을 그대로 사용해 운영할 권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설립·경영자 변경을 위한 설립변경인가 절차는 단순히 상속에 따른 사법상 권리를 확인하는 절차가 아니라 승계인이 유아교육법령상 유치원을 설립·경영할 요건을 모두 갖췄는지 심사하는 절차라고 판단했다. 이 심사에는 인적 자격뿐 아니라 물적 설비 요건도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유치원 최초 개원 시점부터 28년이 경과하는 사이 출산 감소로 유치원 취학연령 아동 수가 급감했고, 과밀학급을 해소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인식 전환이 있었다”며 “1997년과 2017년 순차 도입된 교사·교실 면적 규정은 이러한 사회·경제적 여건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치원 교육의 공공성과 사립유치원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는 점 등을 고려하면 강화된 시설 기준을 설립·경영자 변경 시부터 적용해 달성하려는 공익이 그로 인한 설립·경영자의 불이익보다 우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관할 교육청이 시정명령 없이 곧바로 정원 감축에 나섰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난해 3월 교육청이 정원 감축 필요성을 지적하자 원고들이 변호사를 선임해 세 차례에 걸쳐 법률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불응 의사를 분명히 표시했다”며 “시정 기회는 부여됐는데도 시정하기를 거부했던 데다가 원고들의 의견진술권이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초래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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