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영업기밀 사용 공모해도 자료 주고받는 건 별도 범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3월 01일, 오전 09:01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대법원이 공범자 사이의 영업비밀 전달 행위에 대한 기존 무죄 판단을 뒤집었다. 회사의 영업비밀을 함께 쓰기로 공모한 사이더라도 그 내용을 주고 받았다면 ‘누설’과 ‘취득’에 해당해 별도 범죄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휘날리는 대법원 깃발. (사진=뉴시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모씨 등 6명에 대해 일부 무죄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피고인들은 2022년경 한 회사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자료를 카카오톡 단체방과 이메일, USB 등을 통해 서로 주고받거나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일부 자료는 외국에서 사용됐거나 외국에서 사용될 것을 알고도 외국 관련자에게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피고인들에게 징역 1~2년에 집행유예 2~3년을 선고했다. 이 모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실형으로 바뀌었고,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기각됐다.

다만 1·2심 재판부는 공동정범 관계인 피고인들이 영업비밀을 함께 ‘사용’하기로 공모한 상태에서 자료를 주고받은 것에 불과하다며 ‘취득’이나 ‘누설’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부분을 무죄로 봤다.

대법원은 하급심의 판단을 뒤집었다.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침해 행위는 △취득 △누설 △사용이 각각 독립된 범죄 유형이기 때문에 피고인들이 공동정범 관계에 있더라도 영업비밀을 아직 알지 못하던 상대방에게 이를 알려주거나 넘겨주는 행위는 누설에, 이를 전달받은 행위는 취득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영업비밀을 함께 함께 사용하기로 공모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들 사이의 전달 행위를 취득이나 누설로 볼 수 없다고 한 원심 판단은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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