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28일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2024.3.28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 지역 중학교에서 운영되는 서·논술형 평가의 약 70%가 수행평가로만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점 부담과 공정성·민원 우려로 지필평가 적용이 어려워 당초 서·논술형 평가의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서교연)이 발간한 '학생의 배움 축적과 성장 확인을 위한 중학교 서·논술형 평가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서울 중학교 교사 70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수행평가로만 실시한다'는 응답이 65.7%였다. '지필평가와 수행평가를 모두 실시'는 29.3%, '지필평가로만 실시'는 1.8% 등이었다.
지필평가로 서·논술형 문항을 아예 출제하지 않는 교사는 73.0%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 이하(12.0%) △11~20%(10.0%) △21~30%(3.8%) 순으로 나타났으며, 실제 출제 문항 수 역시 대부분 1~4개 이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학교별·교사별 평가 설계 기준이 통일돼 있지 않고 교사의 교육 철학이나 학교 여건에 따라 서·논술형 평가 실시 비율에 큰 차이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서·논술형 평가 비율을 설정한 이유를 주관식으로 묻는 질문에는 △채점 부담 △행정적 피로 △학생 부담 △교과 성격 차이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교사들은 특히 지필평가에서의 유사 답안 처리, 민원 발생, 감사·재검 절차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수행평가 중심의 운영이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나타났다.
실제로 교사들이 꼽은 서·논술형 평가 운영의 어려움은 '민원 및 외부 감사 대응'(66.6%) '채점 기준 마련 및 적용'(65.4%), '문항 출제 또는 수행평가 과제 개발'(56.4%) 등이 꼽혔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현행 학생평가 체계가 '지필평가–수행평가' 이분법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서·논술형 평가는 평가의 목적과 시기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음에도 제도상 구분이 오히려 평가 운영을 경직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서·논술형 평가 체계의 전면적 재구조화를 제언했다. 핵심은 평가 유형이 아니라 기능에 주목해 '진단평가–형성평가–총괄평가'로 이어지는 연계 구조 속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설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진단평가로 학생의 현 상태를 확인하고 형성평가를 통해 수업 과정에서 서술·논증 경험과 피드백을 축적한 뒤, 총괄평가에서 학생의 성장을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이 평가가학교 현장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오지선다형 문항 위주의 일제식 정기고사 관행을 극복해야 한다"며 "평가의 유형을 지필평가와 수행평가로 구분하는 기존의 교육부 지침 역시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필평가에는 작성할 범위나 내용의 분량 등이 정해져 있는 제한형 논술, 수행평가에는 자유로운 답안을 적을 수 있는 확장형 논술을 제안했다. 다만 오지선다형 문항과는 달리 교과뿐 아니라 교과 내 영역·단원에 따라 유연한 서·논술형 평가를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맥락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당부했다.
보고서는 "중학교 서·논술형 평가는 단순한 평가 방식의 전환이 아니라 학교교육의 방향성과 학습 문화를 재구성하는 과정"이라며 "구조적 지원 마련과 전문성 강화, 학교 문화 개선이 상호 연계되어 추진될 때 실효성 있는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ho@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