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청사의 모습. 2025.9.25 © 뉴스1 안은나 기자
대법원이 KT 소액주주들이 전직 임직원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배상 책임이 없다는 항소심 판단 일부를 깨고 다시 판단하라며 돌려보냈다.
대외협력(CR) 부문 임직원들의 부외자금을 조성 및 정치자금을 송금한 과정에서 황창규 전 KT 회장과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의 배상 책임이 인정된 것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KT 소액주주 35명이 황 전 회장, 구 전 대표 등 전직 임직원 11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사건 일부를 파기하고 수원고법으로 환송했다.
소송을 제기한 소액주주 35명은 KT가 발행한 주식 중 1만 분의 1에 해당하는 총 3만3676주를 6개월 이상 보유한 소수 주주들이다. 이들은 황 전 회장 등이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등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해 KT에 손해를 끼쳤단 이유로 2019년 3월 28일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소액주주들은 크게 △무궁화위성 3호 해외 매각 △재단법인 미르에 대한 출연 △CR 부분 임직원들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 등 △아현지사 화재 및 통신시설 등급 변경 등 4가지 행위를 문제 삼았다.
1·2심은 무궁화위성 3호 해외 매각, 미르 재단 출현, 아현지사 화재 및 통신시설 등급 변경에 대해서는 황 전 회장 등의 법령 위반이나 임무 해태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고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CR 부분 임직원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 등과 관련해서도 황 전 회장의 법령 위반이나 임무 해태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구 전 대표의 경우 불법 정치자금 송금에 관여한 날부터 송금이 종료한 날까지 법령 위반이나 임무 해태가 인정되기는 하나, 같은 기간 송금된 금액이 반환돼 손해가 전보(塡補)됐다는 등 이유로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황 전 회장과 구 전 대표의 손해배상 책임이 일부 있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부외자금 조성에 관여한 CR 부문 임원들은 황 전 회장, 구 전 대표를 비롯한 다른 임직원들로부터 어떠한 제지나 견제도 받지 않았다"고 짚었다.
또한 "황 전 회장, 구 전 대표를 비롯한 이사들은 상품권 현금화를 통해 부외자금 조성이 이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KT의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및 운영 상태를 확인·점검하는 등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이는 내부통제시스템의 구축과 이를 이용한 감시·감독을 의식적으로 외면한 결과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부외자금 조성은 그 자체로 황 전 회장, 구 전 대표와 KT 사이의 위임계약에 따른 임무 해태로서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상법 399조 1항은 주식회사 이사의 회사에 대한 법령 위반 또는 임무해태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은 '위임관계로 인한 채무불이행 책임'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원심은 회사의 손해가 모두 전보됐다고 보아 손해배상 청구를 배척했다"며 "이사의 감시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 범위와 상당한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부연했다.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 사건은 CR 임원들이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상품권을 주문하고 대금을 지급한 뒤 구입 대금에서 할인된 금액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방법으로 11억5000만 원을 조성했다는 내용이다.
이 중 4억 3500만여 원을 359회 걸쳐 국회의원 111명 후원 계좌로 송금했다. 특히 구 전 대표는 2016년 9월 국회의원 13명에게 1400만 원을 송금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2014년 6월 유죄가 확정됐다.
이 사건 관련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부적절한 업무 집행 행위라고 문제 삼으면서 KT를 상대로 570여만달러(현재 기준 약 82억 원) 추징금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younm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