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2025.11.20 © 뉴스1 구윤성 기자
"놀 생각에 좋아요." "처음이라 긴장돼요."
흐린 날씨에 코끝이 시릴 만큼 쌀쌀한 3일 오전 9시. 서울 노원구 화계초등학교 앞은 설렘과 긴장으로 북적였다.
입학식을 맞아 교문 앞에는 알록달록한 꽃다발이 진열된 가판대가 자리 잡았고, 인근 태권도장 지도자들은 학부모들에게 홍보물을 나눠주며 신입생의 입학을 축하해줬다.
교문 안쪽에서는 "너 몇 반이야?"라고 묻는 아이들 목소리가 이어졌다. 스스로 교실을 찾아가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반을 몰라 주변을 두리번거리거나 부모 손을 꼭 잡은 채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 남자아이는 "꽃다발 받아서 좋다"며 엄마 손을 잡고 활짝 웃으며 학교로 들어갔다. 또 다른 아이는 "긴장된다"며 엄마 손을 더욱 꼭 붙잡았다.
몽골에서 온 한 학부모는 '걱정되는 점은 없나'는 취재진의 물음에 "입학 전에는 조금 걱정됐는데 지금은 없다. 유치원에서 읽기·쓰기를 다 배우고 들어가서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아내, 장모님과 함께 막내딸 입학식에 참석한 이호연 씨(40)는 "막내라서 다 같이 축하해주려고 왔다. 큰 애들 입학식 땐 못 가서 별 느낌 없었는데 막내가 학교에 입학한다고 하니 '다 컸구나' 싶어서 싱숭생숭하다. 좋으면서도 시원섭섭하다"고 했다. 아빠 손을 꼭 잡은 이다연 양(8)은 "놀 생각에 좋다"고 수줍게 말했다.
화계초 보안관 홍인표 씨는 "예전보다 아이들이 덜 활기차 보인다. 날씨 탓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인근에서 태권도를 운영하는 지도자는 "예전에 비해 학생 수가 줄어든 게 체감된다"고 했다.
등교 지킴이로 활동하는 70대 자원봉사자는 취재진에 "차들이 말을 안 들어서 스트레스받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학생들이 횡단보도 중간까지 갔으면 멈춰줘야 하는데 차들이 급하다고 그냥 지나간다. 바빠도 아이들이 먼저 아닌가. 아이들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문제인데 법이 강화돼도 지켜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등굣길에서는 스마트폰 사용 제한을 둘러싼 학부모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교육계에 따르면 3월부터 초·중·고교 수업 시간 중 스마트폰 등 스마트기기 사용이 법적으로 금지된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보조기기 사용이나 교육 목적 활용 등은 예외로 인정된다. 교육부는 지난달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하고, 학교장이 8월 31일까지 관련 학칙을 마련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이 씨는 "요즘 아이들이 미디어에 너무 많이 노출돼 있다 보니 학교에서만큼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길 바란다"며 "스마트폰을 걷고 책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40대 학부모 신 모 씨는 "첫째 아이의 경우 스마트폰을 걷진 않지만 수업 시간엔 전원을 끄고 있다"며 "굳이 학칙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수업이나 친구들에게도 방해될 수 있어서 걷는 게 낫다"고 말했다.
중학교에 입학한 자녀를 둔 정지영 씨(43)는 "6년 전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는 코로나19로 학교 문이 닫혀 컴퓨터 화면으로 입학식을 해야 했다"며 "그때는 큰 책가방을 메고 마스크에 얼굴이 반쯤 가려진 모습이 안쓰러웠는데 이제 교복을 입고 씩씩하게 등교할 모습을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고 기대했다.
한편 개학을 앞두고 학생들 사이에서는 "개학을 미뤄달라"는 장난 섞인 하소연도 나왔다.
지난 이재명 대통령의 틱톡 계정에 댓글 창에는 "학교 안 가게 해주세요", "제발 개학을 한 달만 늦춰주시면 뭐든 하겠다", "살려주세요. 개학이에요" 등 새 학기를 앞둔 학생들의 솔직한 심정이 이어졌다.
sb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