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가상 무속인 내세워 '가스라이팅' 87억 갈취한 부부 사기단 기소

사회

뉴스1,

2026년 3월 03일, 오후 04:25

서울남부지검

검찰이 가상의 무속인을 내세워 피해자를 '가스라이팅'해 수십억 원을 갈취한 40대 일당을 보완수사 끝에 재판에 넘겼다.

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은 지난달 9일 A 씨(49)와 B 씨(46)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공갈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했다.

부부 사이였던 이들은 지난 2018년쯤 학부모 모임에서 만난 C 씨에게 장애를 가진 자녀를 치료해 줄 수 있는 용한 무속인을 안다며 접근했다.

'조말례'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해당 무속인은 C 씨에게 장애를 치료할 방법이라면서 '가족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해야 한다', '지시를 무시하면 자식들에게 화가 닥친다'는 등 발언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도 무속인의 지시를 따르라며 C 씨를 부추겼다.

하지만 무속인 '조말례'는 A 씨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로, 실제로는 A 씨가 무속인 행세를 하며 꾸며낸 자작극이었다.

A 씨와 B 씨는 이후 C 씨에게 성적 동영상을 찍게 하고 이를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해 10억 원 상당의 아파트 지분과 77억 원의 수표 등 재산을 빼앗은 것으로 조사됐다.

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빚까지 떠안게 된 C 씨는 사기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사건은 전혀 별개의 횡령 사건을 계기로 그 전모가 드러났다. 가해자들은 C 씨의 전남편인 D 씨에게도 접근해 동일한 수법으로 65억여 원의 회삿돈을 횡령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D 씨 역시 지난해 12월 특경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경찰에서 이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단순한 횡령 사건을 넘어 배후가 있는 가스라이팅 범죄라고 보고 보완수사에 착수, 이후 △피해자·참고인 조사 △계좌 추적 △국세청 등 관계기관 압수수색 등으로 확보한 증거물을 통해 A 씨와 B 씨가 사건 배후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를 통해 C 씨와 관련한 범행 전모까지 밝혀냈다.

한편 검찰은 A·B 씨가 이웃으로부터 6억 2000여만 원을 가로챈 뒤 아동 학대를 교사하는 등 추가 범죄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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