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지자체 '세수 500억' 경마장 쟁탈전…선결과제는?

사회

이데일리,

2026년 3월 05일, 오전 05:51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정부가 발표한 ‘1·29 주택공급대책’에 경기 과천시 소재 렛츠런파크서울(과천경마장) 부지가 포함되자 경기 북부지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각종 규제로 개발을 위한 동력을 상실하다시피 한 경기북부 지자체들이 경마장 유치를 통해 지역 발전의 활로를 찾아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다만 경기북부 이전 이후 경마장 유치로 거둘 수 있는 성과를 제시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렛츠런파크서울(과천경마장) 전경.(사진=한국마사회)
4일 경기북부권 지방자치단체들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월 29일 발표한 ‘도심 주택 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에 경기 과천시에 소재한 과천경마장과 국군방첩사령부 부지가 포함됐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경마장 등 기존 시설 이전계획을 수립한 뒤 2030년 주택사업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도내 일부 지자체들이 서둘러 과천경마장 유치에 나섰다. 현재 경마장 유치 의지를 공식적으로 드러낸 지자체는 고양시와 포천시, 양주시, 동두천시, 화성시, 시흥시, 안산시 등 7곳이다. 해당 지자체들은 경마장 유치를 통해 연간 500억원으로 추산되는 세입의 지방세 일부 전환에 따른 세수확보와 일자리 창출 등 눈에 보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4곳의 경기북부 지자체들은 경마장 유치를 통해 ‘한국전쟁 이후부터 휴전선과 인접해 국가안보를 위해 내놓은 희생에 대한 보답’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미를 강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십년 간 이어진 규제로 인해 경마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지가 많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양주시는 서부권의 광적면 일대 110만㎡가 넘는 광석지구를 내세웠다. 해당 부지는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로 주택공급계획이 20년 넘게 지지부진한 곳이다. 양주시는 벌써 LH와 경마장 유치를 위한 전략적 협의에 나섰다.

동두천시는 광암동에 소재한 미군반환공여지인 ‘짐볼스훈련장’을 제시했다. 포천시는 ‘과천 경마장 이전 대응 TF’를 꾸리고 구체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시 전역에 걸쳐 시유지는 물론 군에서 쓰던 유휴부지가 많아 포천시 역시 경마장 대체 부지 물색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는 분석이다.

경기북부의 유일한 인구 100만 이상 특례시인 고양시는 서울서북권과 경기권을 아우르는 500만명 이상의 배후 인구와 한국마사회 원당 종마목장이 소재하는 말 산업 육성 연관성을 앞세우고 있다.

현실적으로 고양시 외에 나머지 경기북부 3개 지자체가 제시한 경마장 유치 경쟁력은 넓은 땅 외에 특별한 장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과천경마장은 지하철과 고속도로가 인접해 접근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수도권 남부 1500만명에 이르는 배후인구를 보유한 것과 비교하면 경기북부는 실질적 경쟁력에서도 뒤처진다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경기북부 지자체들은 수십년에 걸친 안보 희생에 대한 국가적 보상이 필요하다는 부분을 강조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인데 이런 전략이 경마장 유치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정완 대진대 행정정보학과 교수는 “경기북부 지자체들이 과천경마장 유치전에 뛰어든 이유는 수많은 수도권 규제 묶여 공장총량제의 적용을 받고있는 상황에서 어떠한 사업이라도 유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과천경마장이 경기북부 유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희생에 대한 보답과 함께 구체적인 전략도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기북부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세수 확대와 일자리 창출 등 직접적인 효과도 있지만 정부의 개발 정책에서 수십년간 소외된 입장에서는 대규모 시설을 유치했다는 상징적인 의미와 함께 지역 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 크다”며 “과천경마장 유치를 위해 구체적인 전략을 세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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