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권섭 특별검사가 5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 및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3.5 © 뉴스1 박정호 기자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과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을 수사한 상설특검팀(특별검사 안권섭)이 5일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 사건 관계자들을 재판에 넘기지 못한 채 사건을 관할 지방검찰청으로 넘겼다.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 과정에서 쿠팡 측 관계자와 변호인단이 검찰과 고용노동부와 각각 유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며 이첩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을 통해 이처럼 밝혔다.
특검 "관봉권 띠지 은폐 혐의점 발견 못해…업무상 과오 결론"
관봉권 사건은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2024년 12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5000만 원의 한국은행 관봉권 비닐 포장 등을 훼손·폐기했다는 내용이다.
특검팀은 당시 서울남부지검에 재직하던 이희동 전 1차장검사, 박건욱 전 부장검사 등 수뇌부와 수사관 2명이 핵심 물증인 관봉권 띠지를 폐기하고 이 사실을 은폐했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결과 특검팀은 "주임 검사 측과 압수 담당자 간 인식 차이와 소통 부족이 결합한 업무상 과오로서 형사처벌 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른바 '윗선'의 폐기·은폐 지시 의혹 부분은 의심을 넘어 사실로 인정할 만한 객관적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범죄 수사의 기본인 증거물 관리 실패, 검찰의 압수물 부실 관리 및 심각한 보고 지연 등 기강 해이가 확인돼 비위 행위자들에 대한 징계 사유를 통보할 방침이다.
특검은 시간상 제약, 수사절차 준수 등 여러 사정으로 밝혀내지 못한 의혹은 특검법에 따라 관할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을 이첩할 방침이다.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은 수사 기간 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 만료일부터 3일 이내에 사건을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인계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특검 관계자는 "수사 개시부터 90일간 놓고 봤을 때 관봉권(의혹)은 현재 수사한 내용으로는 객관적 증거나 유죄를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엄희준 검사가 27일 서울 서초구 안권섭 쿠팡·관봉권 상설특별검사팀 사무실 1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6.2.27 © 뉴스1 이호윤 기자
쿠팡 사건, 일부 기소 그쳐…특검 "검찰-쿠팡 변호인 빈번 연락 확인"
쿠팡 사건은 2023년 5월 쿠팡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의혹 사건과 이 사건 관련 인천지검 부천지청 수사 과정에서 이뤄졌다는 불기소 처분 외압 의혹이 있다.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2025년 4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CFS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불기소 처분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문지석 당시 부장검사(현 수원고검 검사)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상급자인 엄희준 지청장(현 광주고검 검사)과 김동희 차장검사(현 부산고검 검사)가 무혐의 처분하라는 외압을 행사했다고 폭로하면서 특검팀 수사 대상이 됐다.
특검팀은 수사 개시 약 2개월 만인 지난달 3일 쿠팡 사건과 관련해 엄성환 CFS 전 대표이사와 정종철 현 대표이사, CFS 법인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엄 전 대표 등이 2023년 5월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쿠팡 CFS 취업규칙을 변경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같은 달 27일 엄 검사와 김 검사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두 사람은 쿠팡 사건 주임 검사인 신가현 검사에게 사건 처분 과정을 문 검사에게 보고하지 못하게 하고 그 결과 문 검사의 수사 등을 방해한(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다.
엄 검사는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무혐의 처분 가이드라인을 준 바 없다', '불기소 관련 회의에 문 검사도 참석해 동의했다'는 취지로 발언해 허위 증언한 혐의도 추가됐다.
특검팀은 대검찰청과 쿠팡 관계자 및 변호인 등 간 유착 의혹, 고용노동부와 쿠팡 간 유착 의혹 등 두 건에 대해선 유착관계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특검팀은 "일부 주요 참고인들의 비협조로 압수된 일부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절차를 완료하지 못하는 등 수사상 한계로 피고인들과 쿠팡 관계자 및 변호인 등과 유착관계까지 객관적 증거를 통해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광범위한 압수수색 등을 통해 피고인들 및 대검 관계자들이 사건 처리 과정에서 쿠팡 측 변호인들과 빈번하게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 쿠팡 측에서 사건 처리 전부터 일부 피고인 의견이 무혐의라는 점을 알고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는 등 유착관계를 의심할 만한 객관적 자료는 다수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활동 종료 이후에도 적정 인원을 남겨 공소 유지에 나설 전망이다. 기소하지 않은 쿠팡 관련 사건은 관봉권 사건과 마찬가지로 오는 8일까지 조사 기록 등 자료 전부를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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