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일상 되찾을 때까지"…경찰이 곁에 있어요[경찰人]

사회

이데일리,

2026년 3월 06일, 오전 06:06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경찰은 범죄자를 잡는 사람이지만 국민들이 평온한 일상을 지낼 수 있는 역할도 하는 존재입니다. 이 점 꼭 기억하고 주저말고 도움을 청했으면 좋겠습니다.”



최유리 인천청 미추홀경찰서 경장. (사진=본인 제공)
최유리 인천경찰청 미추홀경찰서 경장은 지난 3일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심리학 석사인 최 경장은 2022년 피해자심리 분야 특채로 경찰에 입직했다. 이후 일선 지구대와 수서대에서 경험을 쌓은 뒤 올해로 3년째 피해자전담경찰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최근 오랜 기간 가정폭력에 시달려온 피해자에 대한 심리적·경제적 지원으로 홀로서기를 도운 공로를 인정받아 신한금융희망재단 이사장 표창을 받았다. 경찰청은 2024년부터 신한금융희망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범죄 피해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다.

최 경장은 “가해자가 흉기를 들고 피해자를 위협할 정도로 위험한 수준의 가정폭력에 오랫동안 시달려온 피해자였지만 가해자와의 분리를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며 “가정폭력은 일반적으로 가해자가 아이의 부모라는 점, 경제 공동체로 묶여있다는 점 등 때문에 피해자들이 가해자와의 분리를 결심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어떤 피해자의 경우에도 ‘도움을 받겠다’고 했다가 다음 날이면 ‘도움이 필요 없다는데 경찰이 오히려 나를 힘들게 한다’며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고 최 경장은 전했다. 그는 “피해자가 홀로서기를 결심하려면 무엇보다 초기에 지원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주민센터와 구청 등에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알아보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기관과 재단의 도움으로 생계비 지원과 주택 지원 등을 받으면서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벗어나도 아이와 온전히 살 수 있겠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고 스스로 이겨낼 힘을 찾았다”며 “그 이후로 피해자가 자활 근로도 하고 ‘도움 많이 받았다’며 고마움을 표하는데 더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본격 도입한 피해자전담경찰관 제도는 각 경찰서의 치안 수요에 따라 1~2명씩 배치돼 있다. 이들은 주요 강력범죄 발생 초기 위기 개입으로 피해자의 신속한 회복과 지원 활동을 맡고 있다.

최 경장은 피해자를 지원하는 회복적 사법의 역할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이 보다 제고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범죄 진압과 수사에 비해 피해자 회복 업무는 여전히 경찰 조직 내 경미한 업무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며 “범죄 피해자가 적절한 심리적, 경제적 지원 등을 통해 일상을 회복하는 일은 결국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다. 경찰 조직 내에서도 시민들에게도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경찰서 내에 범죄 피해자들을 상담할 수 있는 마땅한 공간조차 없다”며 “피해자가 안정감 있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공간부터 마련됐으면 하는 게 작은 바람”이라고 했다.

최 경장은 시민들을 향해서도 도움이 필요할 땐 주저말고 경찰을 찾으라고 당부했다. 그는 “아직도 경찰을 만나거나 경찰서를 찾는 데에 부담을 느끼는 시민분들이 적지 않다”며 “경찰은 범죄자를 잡는 일 뿐 아니라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범죄를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시민들의 생활 전 범위에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인 만큼 주저말고 문을 두드려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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