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대법원의 모습.2025.12.8 © 뉴스1 김진환 기자
온라인 도박에 빠져 추가 대출 채무를 진 뒤 빚을 갚을 수 없다는 생각에 미성년 자녀들을 살해하고 목숨을 끊으려고 한 부모에 대해 징역형이 확정됐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살인미수,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아울러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확정됐다.
검찰에 따르면 온라인 도박에 빠진 A 씨는 기존 대출 채무가 있는 상태에서 약 3400만 원 상당의 추가 대출 채무를 지게 되자, 아내 B 씨와의 대화 도중 도저히 채무를 갚을 수 없다고 생각해 당시 미성년자인 자녀들을 살해하고 자살하기로 마음먹었다.
2024년 12월 14일 오후 A 씨 부부는 번개탄과 수면유도제를 구매한 뒤, 그날 밤 자녀들에게 구충제라고 속여 수면유도제를 먹도록 했다. 이튿날 오전 1시쯤 이들은 미리 준비한 번개탄에 불을 붙여 거실 바닥에 놨는데, 잠에서 깬 아들이 '하지 말라'며 말렸는데도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살 수 없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B 씨는 번개탄이 담긴 프라이팬을 신발장 부근으로 옮긴 뒤 자녀들과 거실에 나란히 누워 일산화탄소 중독에 이르는 방법으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으나 번개탄 불꽃이 자연 소멸하면서 실패했다.
그날 저녁 A 씨 부부는 자녀들을 데리고 경남 양산시 한 공원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수면유도제를 나눠 먹은 뒤 트렁크에 실어둔 번개탄과 부탄가스 버너를 꺼내 불을 붙이려고 했다. 그때 A 씨로부터 자살 암시 전화를 받은 A 씨 어머니의 112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의 제지로 인해 다시 한번 실패하게 됐다.
A 씨와 B 씨는 자녀들을 살해하려다 실패에 그치고, 신체에 손상을 주는 등 학대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재판에서 집에서 번개탄에 불을 붙였을 당시 거실에 누워있다가 창문을 열어 환기했고, 번개탄을 들고 밖으로 나가 불을 꺼 범행을 중지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A 씨에게는 징역 3년, B 씨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각각 명령했다.
1심은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번개탄이 꺼지는 바람에 그만두게 됐는지'라는 물음에 '맞다'고 답했다"며 "피고인들의 주장과는 달리 번개탄은 자연 소멸한 것으로 판단되고, 이들은 이 범행으로부터 몇 시간 지나지 않은 시간에 자녀들을 살해하겠다는 고의를 유지한 채 또다시 번개탄을 챙겨나간 후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어 "자녀들은 수면유도제 복용 후 잠에 빠졌고, 피고인들은 자녀들이 잠든 것을 확인한 후 번개탄에 불을 붙여 연기를 내기 시작했다"며 "피고인들의 살해 의사는 명백히 드러났고, 자녀들의 생명이라는 보호법익이 침해될 위험이 현실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사건 각 범행은 협박에 의한 불법적인 채권추심에 의해 촉발된 면이 있고, 이후 해당 대출 문제는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며 "자녀들의 보호와 양육에는 여전히 피고인들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A 씨 부부는 1심 판결에 항소해 스스로 범행을 중지했다는 점을 다시 주장했으나 2심은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 판결에 불복한 A 씨는 상고했다.
그러나 대법원도 이러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그대로 확정했다.
shha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