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연쇄살인 女, 첫 살인 사흘 뒤 2차 피해자 접근…8일 만에 사망

사회

뉴스1,

2026년 3월 06일, 오후 05:09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타인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2월 12일 오전 서울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26.2.12 © 뉴스1 안은나 기자

'강북 모텔 연쇄 살인' 사건 피의자 김 모 씨가 첫 번째 살인을 저지른 지 사흘 만에 두 번째 살인 피해자와 연락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경찰 송치결정서에는 두 사람의 첫 만남 시점이 실제보다 늦게 기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두 번째 살인 피해자 A 씨의 유족 대리인 남언호 법률사무소 빈센트 변호사는 송치 결정서에 A 씨와 김 씨의 첫 만남 시점이 사실과 다르게 기재돼 있다는 점을 확인해 경찰 측에 정정을 요청했다.

A 씨의 휴대전화 기록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오전 2시 52분쯤 A 씨가 먼저 김 씨에게 전화를 건 내역이 남아 있다.

이어 같은 날 오전 3시 3분쯤 A 씨는 김 씨에게 "전 이제 집 가려고요. ○○씨 집 갈 때 연락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김 씨는 "진짜 없네요. 바로 갔어요? 오빤 집 가고 있어요?"라고 답장했다.

피의자 김 씨가 A 씨와 처음 만나 연락처를 교환한 것으로 보이는 통화 내역(왼쪽). 두 사람이 지난 2월 9일 만나 편의점에서 물건을 구매한 영수증. © 뉴스1 (남언호 법률사무소 빈센트 변호사 제공)

남 변호사는 "송치 결정서에는 첫 만남이 2월 5일로 기재돼 있지만 실제로는 2월 1일 오전에 처음 만난 것으로 보고 있다. 연락처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 발신 기록이 남은 것 같다"며 "5일엔 두 사람이 만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기초적인 사실관계가 틀린 점을 보면 수사 결과 전반의 신뢰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경찰이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하지 않은 채 사흘 만에 유족에게 반환한 점도 의문이다. 결과적으로 수사가 피의자 진술이나 휴대전화에 상당 부분 의존해 진행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A 씨와 김 씨가 카카오톡 대화를 처음 나눈 시점을 '첫 만남' 시점으로 잘못 인지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내용은 검찰에 정정 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피의자 김 씨가 지난 9일 오후 9시 23분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 치킨집에 주문한 배달 내역. (치킨집 제공)

또 남 변호사는 사건 당일 김 씨의 동선에서 사전에 범행을 준비한 정황이 나타난다며 그 증거로 편의점 영수증을 제시했다.

김 씨와 A 씨는 약 8일간 연락을 이어가다 지난 2월 9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서 만났다. 이날 두 사람은 한 편의점에서 숙취해소제 3병과 에너지 음료 1개를 구매했고 이후 또 다른 편의점에서 과일 맛이 나는 하이볼과 수입 맥주를 산 것으로 파악됐다.

남 변호사는 "피의자가 단맛이 강한 술을 이용해 약물의 맛을 감추려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며 "독살을 준비한 상태에서 모텔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범행 당일 오후 9시 23분 모텔 객실로 치킨과 떡볶이, 치즈볼, 콜라 등 22개 메뉴를 주문해 A 씨의 카드로 총 13만 1800원을 결제했다.

김 씨는 배달 주문 당시 '직접 받을게요'라고 요청했고 약 50분 뒤인 오후 10시 11분쯤 음식을 받았다. 이어 약 10분 뒤인 오후 10시 22분 홀로 모텔을 빠져 나온 김 씨는 A 씨에게 택시에 탑승한 사진과 함께 "전 타서 가고 있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때 김 씨는 주문한 치킨을 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튿날인 2월 10일 오후 5시 40분쯤 "숨을 안 쉬고 몸이 굳어있다. 코에서 분비물이 나와 있다"는 모텔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숨진 A 씨를 발견했다.

한편 김 씨는 사이코패스 진단 평가(PCL-R) 결과 사이코패스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상태에서 고급 음식점 방문이나 호텔 이용, 배달 음식 주문 등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피해자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고 경제적 이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김 씨가 먼저 모텔 투숙을 제안했으며 대가 요구 등 의견 충돌이 발생할 경우 피해자를 항거불능 상태로 만들기 위해 미리 준비한 약물을 먹인 것으로 조사됐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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