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A씨는 5급 군무원으로 공군 항공우주의료원 건강관리검진센터 내 진단검사의학과 과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2023년 7월 해임처분을 받았다. 부하직원을 향한 성희롱성 발언과 갑질행위 등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난 2020년 여름 퇴근하기 위해 환복한 부하직원 복장을 보고 “그런 옷 입지 말아라. 그런 옷을 입으면 병사의 성적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2022년 7월께는 교통사고로 척추 압박골절을 입고 척추보호대를 착용하고 있던 부하직원에게 “너무 가슴이 강조되는 것 같다. 코르셋을 입은 것 같다”고 성희롱했다.
아울러 2023년 1월께는 부하직원이 제복을 입은 상사들을 보며 멋지시다는 취지로 말하자 “그럼 이혼한 장군을 찾아봐라”고 말했다. 같은해 2월에는 한 부하직원에게 “미인계를 써 타부서 창고에 있는 라디에이터와 화장실에 있는 라디에이터를 바꿔 달라고 요청해봐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부하직원에게 장례식 참석을 강요하거나 오후 4시 이후 퇴근을 지시하는 등 갑질행위를 해 성실의무를 위반했다는 점도 징계사유로 고려됐다. A씨는 해임 처분에 불복하며 소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해임 처분은 지나치게 과중하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의 성희롱성 발언이 신체접촉 등을 수반하지 않은 언어적 성희롱에 불과해 비위 정도가 상당히 경미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남녀 사이의 성적 관계를 직접적으로 암시하거나 자신의 성적 만족감 달성을 위해 상대방을 농락하려는 취지에 기인한 발언은 아니었다고 보인다”고 했다. 갑질행위 또한 부적절한 언행 정도에 그친다고 봤다.
다만 A씨와 함께 근무하는 과정에서 자잘한 언행들로 형성된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직원들이 상당한 압박감, 불안감 등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왔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와의 직급 차이 및 경직된 인사구조로 인해 이를 제대로 표출하거나 해결을 위한 시도조차 하지 못한 채 억눌려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비록 A씨의 비위 정도가 중하다고 평가할 수 있기는 하지만 개별 비위행위 자체는 경미할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도 원고보다 더욱 중한 수위의 성희롱, 갑질행위 등을 한 경우를 얼마든지 상정할 수 있다”며 “피해자들도 A씨와의 분리 조치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보직변경·전출 등을 통해서라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23년 동안 아무런 징계 전력 없이 군무원으로 근무해 왔고, 근무태도나 직무능력 등에 관해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5급까지 승진한 것은 물론 표창도 여러 차례 수상했다”며 “잘못을 인지하고 개선할 기회를 아예 부여하지 않은 채 해임처분은 지나치게 과중하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