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재판소원 연 1만 건 이상 예상…"4심제 부작용 없게 대비"(종합)

사회

뉴스1,

2026년 3월 10일, 오후 04:13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별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재판소원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3.10 © 뉴스1 오대일 기자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은 10일 재판소원 시행에 관해 "이른바 '4심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며 "법원과 헌재의 효율적 협업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별관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판소원 제도 도입 취지와 준비 상황을 설명했다.

손 처장은 "헌법소원은 공권력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입법·행정·사법 국가권력이 헌법의 궤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했다"며 "그러나 가장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법원 재판에 대해서는 감시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 심급제도는 보다 신중하고, 재판소원은 보다 촘촘한 기본권 보장 체계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간 1만~1만5000건 예상…재판 취소 시 해당 심급서 다시 심리
재판소원 제도는 헌재법 개정안이 공포돼 관보에 게재되는 시점부터 시행된다. 공포 시점은 이르면 이번 주로 예상된다.

재판소원은 법원 판결이 확정되는 날부터 30일 이내에 청구할 수 있다. 판결 확정일이 법 시행 이전이더라도 법 시행 이후 재판소원을 청구하는 것은 가능하다.

재판소원 대상은 법원에서 확정된 판결로, 원칙적으로는 1·2·3심 확정판결에 대해 모두 가능하다.

다만 상소할 수 있는 절차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이를 거치지 않은 채 재판소원을 제기할 경우 '보충성 원칙' 위반으로 각하 가능성이 높다는 게 헌재 설명이다. 이에 따라 헌재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재판소원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헌재에서 재판소원 청구를 받아들여 재판을 취소하면 재판 효력은 소급하여 상실되며, 해당 심급 법원에서 다시 심리된다.

재판소원 제기 자체로 판결 효력이 정지되지는 않는다. 이에 따라 형사 판결의 경우 형 집행도 계속된다. 헌재에서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잠정 조치는 가능하지만, 인용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봤다.

헌재는 재판소원 접수 건수가 연간 1만~1만5000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상당수는 각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손 처장은 "헌재는 법원이 한 법률 적용, 사실관계를 들여다보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며 "헌법적 중요성이 있거나 권한을 판단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도록 재판소원 제도를 운용해 지체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별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재판소원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3.10 © 뉴스1 오대일 기자

재판소원 전담 파견 심사부 구성·접수 시스템 구축…규정·절차 정비
지난 3일 열린 재판관 회의에서 논의된 사항에 따라 재판소원의 사건 번호는 기존 헌법소원 사건과 동일하게 '헌마'를 사용하기로 했다.

접수된 재판소원의 사전심사를 담당할 전담 파견 심사부도 꾸렸다. 심사부는 법조 경력 15년 이상의 헌재 연구관 8명으로 구성됐다. 손 처장은 "재판소원이 도입되면 사건 수가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은 인력 재배치 등으로 대응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연구·사무처 인력 증원을 통해 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무처 차원의 행정 준비도 진행 중이다. 헌재는 지난주 10여 명 규모의 행정준비단을 발족해 재판소원 제도 운용에 대비한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절차적으로는 헌재 실행 규칙과 배당 내규 등 즉시 개정이 필요한 규정을 우선 정비하고 있다. 재판소원 사건의 기재 사항과 첨부 서류 등을 추가한 헌재 심판 규칙 개정도 법안 공포 시점에 맞춰 시행될 예정이다.

전자 접수를 위한 시스템 구축은 이미 마친 상태다. 헌재 홈페이지에 재판소원 청구 방법과 청구서 기재 사항 등을 안내하고, 전화·방문 상담에 대비해 안내 리플릿도 제작해 비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헌재는 재판소원 도입으로 심판 사건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예산 당국과 연구관 인력 확충, 예산 확보를 협의 중이다.

법원·검찰과의 협조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헌재는 "헌재법 32조에 따라 재판소원 심리에 필요한 경우 법원에 기록 송부나 자료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면서 관련 협의를 지속해서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재판소원 도입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은 이번 주 공포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되면 사법부 최종심인 대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이라도 기본권 침해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헌재가 이를 취소할 수 있게 된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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