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광클'할 때 암표로 71억 챙긴 일당 덜미잡았다단 덜미

사회

이데일리,

2026년 3월 11일, 오후 03:25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세계적으로 K팝이 인기를 얻는 것에 편승해 고도로 체계화된 프로그램을 동원해 공연 티켓을 대량으로 불법 예매해 암표로 되 팔아 유통시킨 대규모 암표 카르텔이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덜미가 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2022년 10월부터 2026년 1월까지 매크로프로그램을 이용해 아이돌그룹 콘서트 티켓을 대량 예매한 후 최대 25배의 고가에 되파는 방식으로 71억원 상당을 부정판매한 혐의(업무방해 및 공연법위반 등)로 20대 남성 A씨 등 16명을 검거하고 이중 3명을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이 압수한 공연 티켓.(사진=경기북부경찰청)
이들이 매크로프로그램을 통해 예매한 암표는 인기 공연의 경우 정가보다 평균 3~4배 비싼 가격에 판매됐다. 심지어 유명그룹의 20만원 상당 티켓은 25배가 넘는 500만원까지 거래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수사결과 드러났다.

A씨는 회원수 1309명에 이르는 대규모 암표거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방을 운영하면서 회원들끼리 정보를 공유했다. 공유한 정보는 티켓예매처의 보안정책과 매크로 프로그램 개발, 암표 예매법, 암표 시세, 공연 정보, 경찰 단속 상황까지 다양했다.

또 단체방을 통해 공범을 모집하거나 중개업자, 티켓 현장수령 대행인을 구하고 온라인 예매에 필요한 티켓 예매처 계정, 팬클럽 계정을 매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역할을 분담해 매크로 개발 및 예매 업무를 전담하는 개발총책과 거래처 관리 등 판매 업무를 총괄하는 판매총책을 구성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범죄 조직도.(그래픽=경기북부경찰청)
구속된 총책들은 NOL티켓과 멜론티켓, 예스24, 티켓링크 등 주요 공연 예매 플랫폼의 보안정책을 무력화하는 매크로를 개발해 인기 공연 티켓을 대량으로 선점했다. 매크로프로그램은 티켓예매 오픈 시간 전에 미리 좌석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췄다.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구입한 티켓을 결제 대기 티켓거래 플랫폼이나 SNS를 통해 개인에게 대량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챙겼다. 한명이 최대 126장의 티켓을 확보하는 사례도 있었다.

매크로 프로그램 화면.(사진=경기북부경찰청)
경찰은 8월부터 매크로를 이용한 암표 범죄 집중단속을 진행했다. 수사를 위해 경기북부경찰청은 엔터테인먼트사 하이브(352820)와 모니터링 및 현장 단속을 강화했고 국내 주요 티켓 예매처와 협력했다.

경찰은 A씨 검거 이후 해외로 도피한 개발총책인 B씨를 인터폴과 공조해 추적하고 추가 확인된 암표업자 및 이들과 거래한 해외 암표 거래 범죄자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경찰은 “암표 거래는 국내·외 K팝 팬들의 공정한 기회를 박탈하는 범죄행위”라며 “K팝 산업을 넘어 대한민국의 국가 이미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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