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보완수사 폐지 숙고없인 부작용 불가피…수사지연 현실화될 것"

사회

이데일리,

2026년 3월 11일, 오후 05:56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더불어민주당 강경파가 검사에 의한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에 사활을 걸고 나선 가운데 법조계 전문가들은 “대책 없는 폐지는 부작용의 현실화”라며 제동을 걸었다.

11일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열린 '수사기관 역량강화를 위한 공청회'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벡주아 기자)
양홍석 변호사는 11일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열린 ‘수사기관 역량강화를 위한 공청회’에서 “우리 형사사법법제 실무 어느 면으로 봐도 검사에 의한 직접 보완수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이 기능을 대책 없이 없애버리면 부작용이 현실화된다”고 밝혔다.

양 변호사는 현재 보완수사 논의가 서로 다른 성격의 문제를 혼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논의되는 보완수사의 여러 논쟁은 관련 사건 수사에 대한 우려와 송치 사건의 완결성을 더하는 문제가 한꺼번에 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별건 수사나 수사 남용은 막아야 하지만 관련 사건 보완수사는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없애는 것이 가능한지부터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수사 지연을 꼽았다. 양 변호사는 “2021년 수사권 조정 이후 전체 수사 절차에서의 수사 지연, 수사 품질 저하에 따른 폐해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고 고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2~3개월이면 끝날 사건이 1년이 넘어도 끝나지 않고, 공소 제기할 만한 사안인데도 만연히 불송치 결정을 해버리는 예가 적지 않다”며 “2021년 이후 경찰은 ‘불송치를 향해 달려가는 기관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양 변호사에 따르면 수사권 조정 이전인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경찰의 6개월 초과 사건 비율은 6% 내외였으나, 조정 이후 수사 지연은 통계상으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건수는 2021년 2만 2982건에서 2024년 4만 6847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창온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수사 지연 가능성에 우려를 더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경찰의 6개월 초과 사기 사건 비율은 2020년 11.8%에서 2024년 24.8%로, 배임 사건은 같은 기간 20.5%에서 50.2%로 대폭 상승했다. 반면 경찰의 불송치 송부 사건은 2021년 38만 9132건에서 2024년 54만 9426건으로 3년 만에 41.2% 증가했다.

류경은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완수사 문제를 기관 간 권한 다툼이 아닌 책임 구조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류 교수는 “검찰개혁의 목표는 검사 수사권 박탈이 아닌 권한의 견제·균형을 통한 국가형벌권 행사와 적법절차를 만드는 것”이라며 “보완수사권 논의는 권한보다 ‘책임’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지울지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교수는 보완수사요구권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불이행 시 제재 구조·징계 요구권 등 실효성 확보 장치가 마련돼야 하고, 수사 초기 단계부터 검경 간 실무 협의를 통해 쟁점을 조율할 수 있는 상시 협력 채널이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남용 통제를 위해서는 보완수사 대상을 송치 사건의 동일성 범위 내로 한정하고, 구속 사건·시효 임박 등 구체적 사유를 제한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 교수는 현행 형사사법 체계의 골격을 유지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그는 “직권주의적 구조에서 당사자주의로 전면 전환할 역량이나 의도가 없다면 직접 보완수사권, 구속력 있는 보완수사요구권, 전건 송치 제도 도입을 통해 검사의 의사결정 권한과 책임을 일치시키고, 권한 남용에 대한 사후 통제를 엄격히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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