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전관 영입은 1위"...경실련·쿠팡, 대관 영입 논란 '갑론을박'

사회

이데일리,

2026년 3월 12일, 오후 02:04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쿠팡의 ‘전관 영입 실태’ 고발에 대해 “채용 규모가 업계 7위에 불과하다”고 해명한 쿠팡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경실련은 쿠팡이 유리한 데이터만 골라 논점을 흐리고 있다며 본질은 단순 채용 순위가 아니라 전관을 동원한 조직적인 로비와 국가 사정 시스템 무력화에 있다고 직격했다.

12일 경실련은 보도자료를 통해 쿠팡이 반박 근거로 인용한 ‘업계 7위’라는 수치가 정부 취업 심사 데이터만을 한정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의 전수 분석에 따르면, 국회 취업 심사를 거쳐 민간 기업으로 이직한 전관 가운데 쿠팡 계열사가 단일 기업으로는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국회 취업 심사를 통과한 4급 이상 공직자 중 16명이 쿠팡으로 향했다. 정부 취업 심사 통과자 31명(임의취업 2명 포함)을 합치면 최소 47명에 달하며, 법원 취업 심사 대상자까지 포함할 경우 그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는 것이 경실련의 설명이다. 특히 쿠팡이 근거로 삼은 보고서조차 “국방부 출신 제외 시 쿠팡이 두드러진다”고 명시하고 있어 쿠팡의 해명이 아전인수격 해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경실련은 전관 영입의 핵심 문제가 단순 인원수가 아닌 ‘영입의 목적과 성격’에 있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노동자 연쇄 사망, 반복되는 산업재해, 개인정보 유출 등 사회적 리스크가 발생할 때마다 관련 규제 기관과 수사기관 출신 인사를 집중적으로 영입해왔다는 것이다.

실제 고용노동부의 수사 기밀을 사전에 입수했다는 정황이 보도된 바 있으며 내부 위기관리 지침에 ‘작업중지 명령 저지’를 명시하는 등 전관을 이용한 조직적 행정 방해 의혹이 짙다는 것이 경실련의 주장이다. 경실련은 “쿠팡이 집중 포화를 맞는 이유는 쿠팡 스스로가 그 원인을 제공해왔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경실련은 감사원에 제출한 공익감사 청구의 이유를 세 가지로 구체화했다. 우선 퇴직 전후의 시기적 긴밀성을 무시한 채 기계적인 취업 승인이 이루어진 점을 들었다. 명백한 로비 정황과 수사 기밀 유출 증거가 있음에도 조사권을 발동하지 않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직무유기도 도마 위에 올랐다.

마지막으로 업무 연관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시행령상 ‘취업 승인’이라는 예외 규정을 통해 취업을 허용해온 우회 통로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쿠팡은 심사 기준이 엄격한 고위직보다 실무 권한은 막강하되 심사가 느슨한 3~4급 실무자를 집중 채용해 법망을 우회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실련은 이번 발표가 끝이 아니라고 예고했다. 향후 법원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심사 결과까지 분석해 추가 발표할 예정이며, 수사 기밀 유출 및 불법 로비 정황이 확인된 핵심 인사들에 대해서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신현기 경실련 정부개혁위원장은 “법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미 있는 법을 엄격히 적용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감사원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직무유기와 인사혁신처의 행정적 태만을 철저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휘원 경실련 팀장은 “쿠팡은 반박문을 내기 전에 왜 발표 30분 만에 본인들이 직접 나서야 했는지부터 돌아보길 바란다”고 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