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법' 시행 첫날부터 16건...정치권선 벌써 접수 예고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3월 12일, 오후 07:30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이른바 ‘재판소원법’이 시행된 첫날 총 16건의 재판소원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재판소원 건수가 1만건에서 최대 1만 5000건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 가운데 정치권 뿐만 아니라 난민 인정, 국가배상 책임 등 다양한 분야의 사건이 법 시행 초반부터 헌법재판소로 몰려들 것이란 전망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재판소원법이 시행된 당일 오후 6시까지 총 16건의 재판소원이 접수됐다. 사진은 헌법재판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재판소원법이 시행된 첫날인 이날 오후 6시까지 총 16건의 재판소원이 헌재에 접수됐다. 이날부터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도 기본권 침해 여부를 따질 수 있게 되면서다.

‘1호 재판소원’ 사건은 시리아 국적 외국인의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 취소 사건이 됐다. 해당 사건은 이날 오전 12시10분께 온라인을 통해 접수된 건으로, 시리아 국적 외국인이 강제퇴거명령 확정 판결 받은 것에 기본권 침해가 있어 이를 취소해 달라는 내용이다. 피청구인은 대법원이다.

청구인에 따르면 시리아 국적의 A씨는 내전을 피해 한국으로 피난 온 난민으로 국내 행정법규 위반으로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을 받아 추방될 위기에 놓였었다. A씨는 강제퇴거명령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기각 확정 판결을 받아 결국 제3국으로 추방됐다. 이에 A씨 측은 난민의 생명권, 신체 자유,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했다며 재판소원을 제기했다.

2호 사건은 납북귀환어부 유족이 청구한 건이다. 청구인은 형사보상 결정이 늦어져 피해를 봤다며 국가에 배상 청구를 했으나 기각되자 이날 오전 12시16분께 온라인으로 재판소원을 접수했다. 피청구인은 서울중앙지법이다.

2023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동해안 납북 어부 사건 김달수씨의 유족 측은 무죄 판단 후 형사보상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6개월 내 결정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기고 1년 3개월 뒤인 2024년 7월에 형사보상을 결정했다. 유족 측은 지연 이자 등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1,2심에서는 6개월 규정이 훈시 규정에 불과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족 측이 상고를 제기하지 않아 해당 판결은 확정됐고, 이들은 재판 지연 등 법관의 위법한 직무 행위로 정당한 배상을 받을 권한이 침해됐다며 재판 소원을 제기했다.

기본권 침해 여부를 따지는 재판소원 특성 상 난민 불인정 및 퇴거명령 소송, 국가 배상 책임 등을 따지는 사건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헌재에 접수된 헌법소원은 3000여건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당초 재판소원법 시행 전 우려됐던 헌재 업무 과부하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정치권에서 움직임이 감지됐다. 이날 불법 대출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확정받고 의원직을 상실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선고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법원 판결에 우리 가족의 기본권을 간과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보려 한다”며 재판소원 절차를 밟을 것을 시사했다.

재판소원 제도가 안정화 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접수 요건이 되지 않는 사건까지 ‘일단 넣고보자’는 식의 접수가 생기면서다. 실제 1호 사건인 퇴거명령 건 역시 확정 판결일로부터 30일이 지나 애초에 사건 접수가 불가해 각하되거나 접수가 반려될 가능성이 높다. 재판소원 청구기간은 재판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다.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요건이 되지 않는 접수 건을 걸러내는 기술조치는 없다”면서도 “이 경우 사전 심사를 간이하게 하므로 신속처리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헌법재판소 측은 1호·2호 사건 외 나머지 사건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가급적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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