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왜곡죄 1호' 고발 조희대…법조계 "형벌 불소급, 처벌 어려워"

사회

뉴스1,

2026년 3월 13일, 오후 02:54

정부가 사법개혁 3법을 공포·시행한 12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조 대법원장은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선고와 관련해 법왜곡죄로 경찰청에 고발됐다. 2026.3.12 © 뉴스1 이호윤 기자

판·검사가 고의로 법리를 왜곡할 경우 처벌하도록 하는 '법 왜곡죄'(형법 개정안)가 시행된 첫날 1호 고발 대상은 조희대 대법원장이었다.

법조계에선 사법부 수장인 조 대법원장이 고발 대상이 된 것을 두고 그동안 제기돼 온 고소·고발 남발과 사법부 위축 우려가 현실화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병철 변호사는 지난 2일 조 대법원장과 박영재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법왜곡죄를 근거로 처벌해달라며 경찰청에 고발했다.

조 대법원장과 박 전 처장이 지난해 5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것을 '법 왜곡'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이 변호사는 고발장에서 대법원이 9일 만에 7만여 쪽에 달하는 소송 기록을 검토한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사건은 지난해 4월 22일 전원합의체에 회부되어 5월 1일 선고가 내려졌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조 대법원장 등을 법 왜곡죄로 처벌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헌법은 법이 제정되기 전 일어난 행위를 소급 적용해 처벌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법 왜곡죄 조항 자체도 추상적이어서 '의도적 왜곡'을 입증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희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사건은 형벌 법규 불소급 원칙에 따라 각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수사를 하더라도 불송치 혹은 불기소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고발을 두고 법왜곡죄가 판·검사들에게 심리적 위축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기존 우려가 그대로 현실화한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법조계는 특히 정치권과 관련된 재판에서 법관의 독립적 판단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본다.

김 교수는 "이 고발은 재판을 진행한 판사들에게 '현행법이라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며 "앞으로 정치자금법 위반이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 역시 "검사들도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을 처분하는 순간 고발이 될 것이라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기소하거나 무혐의 처분을 하면 다른 한쪽에서 고발할 것이 불 보듯 뻔하고, 심지어는 처리를 안 하면 안 한다고 고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조 대법원장은 이 대통령 유죄 취지 파기환송 사건으로 다수의 시민단체에 의해 공수처에 고발돼 입건된 상황이다. 공수처는 지난해 12월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발된 조 대법원장 사건을 수사 1·3·4부 등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mark83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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