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 시대에 떠오르는 ‘해수담수화’...韓, 글로벌 선두 될까[이영민의 알쓸기잡]

사회

이데일리,

2026년 3월 15일, 오전 10:12

[편집자 주] 탄소중립부터 RE100(기업의 사용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자발적 캠페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까지. 뉴스에 나오는 기후·환경 상식들. 알쏭달쏭한 의미와 배경지식을 하나씩 소개합니다. 이번 주말에 ‘알아두면 쓸모 있는 기후 잡학사전’(알쓸기잡)에서 삶과 밀접히 연결된 뉴스를 접해보세요.

김성환(오른쪽)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충남 서산시 소재 대산임해 해수담수화사업 현장을 방문해 시설 운영 상황을 점검, 담수화 처리 후 최종 생산된 물을 시음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생활 핵심기반까지 잇따라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주 계속된 폭격으로 이란과 바레인의 해수담수시설이 파괴되기도 했는데요. 카타르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이스라엘, 사우디 등 중동국가 상당수가 담수화에 식수와 생활용수를 의존하고 있어 생존 인프라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기후변화뿐 아니라 안전보장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해수담수화를 톺아보겠습니다.

◇물 부족 극복할 열쇠될까…잃어버린 20년 극복해야 하는 한국

해수담수화란 바닷물에서 염분을 제거해 담수를 얻는 물처리 과정입니다. 지구에서 인간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지하수나 지표수는 전체 수자원의 1%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은 계절별 강수량의 편차가 커서 지역에 따라 가뭄이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이 때문에 해수담수화는 갈수록 늘어가는 가뭄과 산불의 위험을 줄일 신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해수담수화는 경제성을 고려할 때 크게 2가지 방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해수에 열을 가해서 얻은 수증기를 다시 물로 응축시키는 ‘증발법’이고, 나머지는 삼투압 현상을 이용한 ‘역삼투법’입니다. 염분을 거르는 반투막을 가운데에 두고 양쪽에 담수와 바닷물을 같은 높이로 부으면 삼투현상(농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물이 이동하는 현상)이 생깁니다. 이후 바닷물에 압력을 가하면 반투막을 통과해서 염분이 걸러진 담수의 양이 늘어납니다. 증발법은 바닷물을 끓여야 하기 때문에 역삼투법보다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고, 역삼투압은 장비가 비싸 관리하기 어렵습니다. 이로 인해 과거에는 증발법을 많이 선택했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최근에는 역삼투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과거 글로벌 시장에서 담수화 산업을 이끄는 국가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20여년간 높은 생산원가와 협소한 내수 시장 등 구조적 한계에 부딪혀서 산업 생태계가 위축됐죠. 그 사이에 세계 해수담수화 시장은 과거 증발법 위주에서 역삼투법 중심으로 주요 기술이 재편됐습니다. 단순 시공을 넘어 직접 금융을 조달하고, 시설운영과 관리까지 계약에 포함하는 경향이 굳어졌죠.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2일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 △GS건설 △시노펙스 △효성굿스프링스 등 국내 주요 기업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해수담수화 발전 협의체’를 발족하고, 기술 개발과 해외진출을 논의했습니다. 올해부터는 국내 최대 규모인 ‘대산임해 해수담수화 시설’을 가동해 하루 담수 생산량 10만톤 규모의 시설 운영 역량을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전세계 4분의 3 ‘물 파산’ 경고등…“현재 방식 유효하지 않아”

이러한 기술 개발은 ‘물 파산’으로 치닫고 있는 기후변화를 극복할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유엔대학교 물·환경·보건연구소는 지난 1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3이 ‘물 파산’ 상황에 직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연구진은 인류가 지난 수십 년간 지하수와 습지, 하천 생태계 등에 포함된 물 저장분을 지속 불가능한 속도로 끌어 써온 데다 기후변화와 수질오염으로 공급이 악화하면서 물 공급이 이제는 위기 단계를 넘어섰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물 부족을 정상화하려는 현재의 접근 방식이 더는 유효하지 않으며 앞으로는 피해 최소화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죠.

이 우려를 반영하듯 해수담수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담수화 기술 시장 규모는 2025년 278억달러(41조 6722억원)로 평가됐습니다. 시장은 2026년 301억 9000만달러(45조 2548억원), 2034년에는 593억 4000만달러(88조 950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예측 기간 동안 연평균 성장률(CAGR)은 8.8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지난해 강릉에서 발생한 역대급 가뭄은 물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웠습니다. 기름이 없는 세상처럼 물이 사라진 세계는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끔찍할 겁니다. 지금도 지구촌 반대편에서는 매일 물을 찾아 멀리 떠나는 이들이 적잖습니다. 해수담수화가 물 부족을 해결할 수 있을지 알쓸기잡에서 계속 살피겠습니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금한승 기후에너지환경부 1차관, 이완섭 서산시장과 18일 충남 서산 대산해담 플랜트부지에서 열린 대산임해산업지역 해수담수화사업 준공식을 마치고 플랜트 시설을 시찰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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