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2명 중 한 명은 원청회사의 갑질을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와 함께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원청 갑질 및 하청 노동자 처우'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직장인의 55%는 차별·인사개입·업무 지휘감독·괴롭힘·성희롱·노조활동 개입과 같은 원청 갑질을 경험하거나 목격했다고 답했다.
직장인의 78.1%는 한국 사회에서 '원청회사의 갑질이 심각하다'고 봤다.
갑질 유형(복수응답) 중에서는 △임금·휴가·작업 도구·명절 기념일 선물·복지시설 이용 등 차별이 44% △하청노동자 업무수행 직접 지휘·감독, 위험 업무 전가 등이 37.3% △채용·휴가·징계·해고 등 인사개입이 34.6%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및 추행이 25.6% △노조 결성 방해 및 불이익 등 노조 활동 개입이 24.2% 순으로 많았다.
하지만 직접 원청 갑질을 경험하거나 목격했더라도 당사자가 직접 문제를 제기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원청 갑질 경험자·목격자의 절반은 사건 이후 대응으로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했다. 회사 또는 노동조합에 신고한 비율은 14.7%, 관련 기관 신고는 6.7%로 비교적 소수에 불과했다.
아울러 10명 중 8명은 '한국 사회에서 하청노동자가 받는 처우가 정당하지 않다'고 봤다. '원청회사와 하청회사의 임금·근로조건의 격차가 심각하다'는 응답도 77.7%로 과반을 차지했다.
'원청회사의 성과를 하청회사에도 분배해야 한다'는 직장인은 74.2%, '노동조합이 원청회사의 갑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직장인은 61.6%였다.
특히 해당 질문에 대한 긍정 답변은 노조 조합원(73.6%)이 비조합원보다 13.7% 높게 나타났는데, 직장갑질119는 "노동조합을 실제로 경험한 노동자들일수록 노동조합이 노동권 보호에 얼마나 실질적 역할을 하는지 인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다수의 직장인이 원청과 하청 사이 처우 격차가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사회에서 노란봉투법은 새로운 특혜나 갈등을 만드는 법이 아닌, 실질적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주체에게 최소한의 책임을 묻기 위한 제도적 장치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란봉투법은 지난 10일부터 시행됐다.
민현기 노무사는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라 원청을 상대로 하는 단체교섭의 문이 열린 만큼 직장인이 꼽은 원청 갑질 1위 유형인 차별 해소에 관해서도 폭 넓게 교섭할 수 있어야 한다"며 "원청 사용자가 교섭 의제를 가리지 않고 실질적 지배력이 인정되는 범위에서 교섭에 응하도록 고용노동부의 적극적 판단과 지도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상대로 지난 2월 2일~8일에 걸쳐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3.5% 포인트다.
realkw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