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왜곡죄' 1호로 고발된 조희대 대법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6.3.16 © 뉴스1 오대일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에 이어 심우정 전 검찰총장, 지귀연 부장판사까지 연이어 고발되면서 법왜곡죄 도입을 둘러싼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법조인을 겨냥한 고발이 잇따르는 데다, 적용 범위가 넓어 자칫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까지도 고발 대상이 될 수 있어 경찰 내부에서도 대응 방안을 두고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1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조 대법원장과 박 대법관 고발 사건을 경기남부경찰청 용인서부경찰서에 배당했다가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재배당했다. 심 전 총장과 지 부장판사에 대한 고발 사건 역시 서울청 광수단이 맡게 됐다.
여기에 최근 스마트솔루션즈 주주연대 측도 강영권 전 에디슨모터스 회장에게 일부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장을 법왜곡죄로 처벌해달라며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왜곡죄 도입 당시 일각에서 제기됐던 고소·고발 남발 우려가 현실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같은 상황을 두고 부담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법왜곡죄는 판사나 검사 또는 범죄 수사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이 법령을 잘못 적용하거나 왜곡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법왜곡죄 고발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법조인을 상대로 법령 해석과 판단의 적정성을 따져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참고할 만한 수사 선례도 없다.
심지어 수사기관 역시 '범죄 수사에 관한 직무 수행자'에 포함될 수 있는 만큼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도 법왜곡죄 적용 가능성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경찰청은 우선 관련 사건을 시도경찰청이 직접 수사하도록 하고, 사건이 접수되면 경찰청에 보고해 법리 검토와 지휘를 받도록 조치하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가지 법리적으로 검토할 부분이 있어 시도청에서 준비하도록 했고, 본청에서도 별도로 법리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관련 사례나 판례가 있는지도 함께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이와 관련해 지난주 일선에 법왜곡죄 수사를 위한 참고 자료도 내려보냈다. 해당 자료에는 법왜곡죄의 법령 구조와 구성요건, 적용 기준에 대한 해석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시·도청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하되,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반복적인 민원 성격의 사건은 일선 경찰서에서 처리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법왜곡죄 수사를 진행하더라도 실제 처벌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문턱을 넘어야 한다고 예상한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법왜곡죄는 의도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날 것을 요구하는 등 구성요건이 상당히 추상적이고 모호한 측면이 있다"며 "유죄 판결은 물론이고 입건이나 기소 자체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참고할 만한 판례도 없어, 당분간 수사기관과 법원 등 현장에서 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h@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