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심'인 대법원의 확정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사법개혁 3법' 공표 첫 날인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민원실에 헌법소원심판청구서와 권리구제형 헌법소원심판 청구 안내문이 비치되어 있다. 2026.3.12 © 뉴스1 김진환 기자
법원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재판소원 도입으로 일주일 만에 100건이 넘는 사건이 접수되며 구체적인 심사 방식에 대한 헌법재판소 내 논의가 진행됐다.
헌재 산하 연구회인 헌법실무연구회(회장 정정미 재판관)는 20일 내부 토론회를 열고 재판소원 사전심사 방향을 논의했다.
발제를 맡은 김진한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변호사는 재판소원 도입에 따른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재판에서 패소한 당사자들이 "마지막 승소 기회"를 찾기 위해 헌재로 달려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변호사는 "심판청구를 제도적으로 대비하지 않는다면 헌재는 과중한 사건 부담으로 그 기능의 한계에 이르게 될 것이 자명하다"며 "적절한 사전심사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리 헌재는 사전 심사를 통해 청구 요건을 갖춘 사건인지 심리한 후에 재판관 전원이 전원재판부에 이를 회부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각하 사유로는 다른 법률에 따른 구제 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은 채 헌법소원을 청구한 경우, 헌재법상 청구 기간(판결 확정 뒤 30일)을 넘긴 경우, 대리인을 선임하지 않은 경우 등이 꼽힌다.
이와 관련해서 김 변호사는 독일 사례를 언급하며 사전 심사가 갖는 중요한 의미를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독일의 사전 심사 제도는 정식재판부(Senat)가 아닌 소부(Kammer)에서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것은 헌법소원의 사전 심사가 갖는 중요한 의미를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사전 심사의 판단은 헌재 판단 주제를 정하는 문제이기에 본안에 대한 심판 못지않은 중요성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독일에서는 지난 1997년 '헌법재판소 사건 부담의 개선을 위한 위원회'(벤다 위원회)를 구성해 헌재의 역할을 논의했는데, 개혁안은 사전심사는 정식재판부 또는 전원재판부에서 담당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벤다 위원회는 이 경우 사전심사에 늘 수 있는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주심-부주심 재판관도제도'를 제안했다. 이 제도는 주심재판관을 맡은 재판관이 보고서를 작성하며 사건에 대한 우선 판단을 내리고, 이후 부주심이 검토하는 절차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주심과 부주심 모두 심사를 거절하는 의견을 내면 사전심사에서 사건이 마무리된다.
김 변호사는 발제를 마치며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도입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라며 "특히 사전심사 제도를 충분한 숙고 아래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헌재는 김 변호사 발제를 포함에 여러 의견을 청취한 뒤 사전심사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
토론회에서는 재판관들의 업무 과부하, 심리 지연 문제 등을 두고 재판관·연구관, 학계와 실무 연구자들의 토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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